정우성도 했다, 김승우도 했다. 두 명의 미남배우가 같은 키워드로 통했다. 두 사람은 1월 7일 각각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와 '잡아야 산다' 를 선보인다. 이들의 영화는 '자체제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우성은 2013년 소속사 레드브릭하우스와는 별개로 영화제작사 더블유팩토리를 직접 차려 제작자가 됐다. 갑작스런 행보는 7일 '나를 잊지 말아요' 이윤정 감독의 장편 데뷔를 돕기 위해서였다. 정우성은 "이 감독의 원안을 잘 살려줄 제작사를 찾다가 결국 제작과 출연을 내가 해보겠다고 나섰다. 감독이 원했던 것을 100% 살릴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원안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10년간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은 남자와 그 앞에 나타난 여자의 비밀을 절절하게 담고 있다. 정우성은 제작에 이어 남자주인공 역할을 맡아 여심사냥꾼의 면모를 보여줬다.
'제작자' 정우성의 행보가 '나를 잊지 말아요'로 끝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속사 측은 "끝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아직 제작 계획이 없다는 것이 정확한 답변일 것 같다"고 전했다.
김승우는 소속사 더 퀸에서 만든 제작사 더 퀸 D&M과 '잡아야 산다'를 내놓았다. 더 퀸 D&M의 대표는 김승우의 친동생 김승준 씨다. 메가폰을 잡은 오인천 감독 역시 더 퀸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김정태를 비롯한 출연 배우 대다수도 더 퀸 소속이다. 이태영 더 퀸 부사장은 "오디션도 진행했는데 우연하게 소속사 배우들이 많았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서 섭외가 이뤄진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잡아야 산다'는 무술에 능한 CEO 김승우와 허당 형사 김정태가 애지중지하는 핸드폰과 권총을 고등학생들에게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김승우는 소속사가 만든 작품에 의미를 두기 보다 여느 작품과 다름 없이 참여했다. 회사와 손을 맞잡고 나름대로 열심히 임했던 작품이기에 애정이 컸다는 전언이다. 김승우는 "작은 역할의 배우도 회사 소속이다 보니 촬영장이 워크숍 같은 느낌이었다. 똘똘 뭉쳐 힘든 여름을 보냈다"는 소감을 전했다.
더 퀸 D&M 측은 좋은 시나리오가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않고 제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감독님도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김승우도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것이다. 얽매여있지 않다. 다방면으로 여러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제작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지태는 제작자 겸 감독으로 유명하다. 유지태는 유무비 대표로 '마이 라띠마'라는 영화를 만들어 15회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중훈은 영화 '톱스타'의 제작과 연출을 맡았다. 박중훈은 개봉 당시 "매번 의뢰를 받다가 의뢰를 한다는 것이 낯설었다. 투자자와 배우, 스태프에게 거절 당할 때는 속이 상했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구혜선 역시 제작자 겸 감독이다. 2010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도움을 받아 영화 '요술'로 영화감독으로 먼저 입봉했다. 이후 1인 영화제작사 구혜선 필름을 차려 '복숭아 나무'를 제작하고, '다우너'는 기획을 진행했다.
'천만배우' 황정민은 스크린이 아닌 무대에서 비슷한 행보를 걸어가고 있다. 2013년 뮤지컬 '어쌔신'에 이어 올해 '오케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소속사 샘컴퍼니가 제작하고 황정민이 연출 겸 주연을 맡았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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