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일 별세했다. 76세.
4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한미연구소는 전날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가 보스턴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수년 전 전립선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며 최근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제 콘퍼런스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건강 악화로 전격 취소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그는 지난 20여년 간 북핵 문제에 관여해 온 최고 북핵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특히 1995년부터 2년 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초대 사무총장을 맡아 경수로 협상을 이끌며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때인 2009년 2월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맡아 2년 8개월 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총괄 조정했다.
대북 대화파에 가까운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북한의 의중 탐색을 위해서 적절한 대북 관여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2011년 특별대표 퇴임 후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비판하며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에는 북핵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싱가포르에서 접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보스워스 전 특별대표는 지난해 3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 및 일본군 위안부 논란과 관련해 “최근 수년 간 일본은 잘못된 방향으로 갔는데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 정부는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죄한 독일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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