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앓고 있는 콩팥병(신부전증) 환자가 고혈압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원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21개 병원에서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고혈압 환자 1,312명(당뇨병 환자 439명 포함)을 대상으로 24시간 혈압을 측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당뇨병을 동반한 콩팥병 환자가 아침과 밤에 혈압이 더 많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과 밤에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평소와 달리 2~6배 높게 장기 손상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어 특히 아침, 저녁의 혈압관리가 중요하다.
당뇨병이 없는 콩팥병 환자는 13.6%에서 아침 고혈압이 발생했으며,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25.2%로 나타나 2배가량 아침 고혈압이 더 많이 생겼다.
밤 고혈압은 당뇨병 동반 환자가 58.2%로, 동반하지 않은 환자(48.2%)보다 10% 더 많이 발생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고혈압 위험도도 증가했다. 2기인 조기 콩팥병(사구체 여과율 60~89 ㎖/분/1.73㎡) 환자에서 당뇨병이 있는 경우 아침 고혈압 위험도가 2.1배, 3~4기 후기 콩팥병(사구체 여과율 15~59 ㎖/분/1.73㎡) 환자에선 아침 고혈압 위험도가 2.2배 증가했다.
밤 혈압 상승은 당뇨병이 있는 만성 콩팥병 후기 환자의 경우 1.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 140㎜Hg 이상, 이완기 혈압(최저 혈압) 90㎜Hg 이상인 경우지만, 24시간 혈압 측정 기준은 다르다. 24시간 혈압기로 측정해 낮 시간 혈압(오전 10시~오후 8시)의 평균값이 135/85㎜Hg 이상으로 측정되거나 밤 시간 혈압(자정~오전 6시)이 120/70㎜Hg 이상으로 측정된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하므로 이보다 혈압이 높다면 주의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 원인은 50%가량 당뇨병이며, 다음으로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으로 알려져 있다.
오 교수는 “당뇨병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악화되는 경우 아침 고혈압과 밤 혈압 상승의 위험이 늘어나면 특히 두 가지가 같이 있는 경우 가장 위험하다”며 "만성 콩팥병 환자는 정기적인 혈액 및 소변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고혈압 연구(Hypertension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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