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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칭 민병대원들, 오리건 야생동물보호구역 본부건물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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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칭 민병대원들, 오리건 야생동물보호구역 본부건물 점거

입력
2016.01.0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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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혐의 목장주에 대한 법원 판결 항의 차원

미국 오리건 주(州) 하니 카운티 번즈의 멀루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 본부건물과 인근의 관련 건물 등 2곳이 자칭 민병대들에 의해 점거됐다고 지역 매체 오리거니언과 AP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수백 명의 민병대는 전날 방화 혐의로 기소된 목장주 드와이트 해먼드(73)와 아들 스티븐(46) 부자에 대한 법원의 최근 판결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으며, 시위 후 10여 명이 새해 연휴로 문을 닫은 이들 건물에 강제로 진입했다.

해먼드 부자는 2001년과 2006년 산불로부터 자신의 목장을 지키고자 맞불을 놨다가 3년 전 지방법원에서 아버지는 3개월, 아들은 1년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받고 복역했으나 연방법원은 최근 형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두 사람 모두에게 4년의 추가형을 선고했다.

해먼드 부자가 4일 다시 교도소에 수감될 예정인 가운데 각지의 반정부 운동가들인 민병대원들은 이들 부자를 지지하기 위해 번즈로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인 뒤 연방정부건물인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 시설까지 점거했다.

이들 민병대원의 무장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시설 점거를 주도한 아몬 번디는 네바다 주 목장주 클라이븐 번디의 아들로, 이들 부자는 과거 정부 소유지에 소를 방목했다가 미 연방토지관리국으로부터 소떼를 압류당하자 반정부단체들과 함께 거세 항의시위를 벌여 '목장의 결투'로 유명해진 대표적 반정부 운동가들이다.

번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서 정부의 법률체계가 무너졌다고 비판하면서 "지금은 물러설 때가 아니라 (정부에) 맞서 싸우고 하니 카운티로 집결할 때"라며 민병대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미 (정부로부터) 피해와 학대를 받을 만큼 받았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지 않으면, 또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원히 그렇게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금의 점거 상태를 무기한 이어갈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은 우리가 극단 상황에 몰려서 내린 그런 (즉흥적) 결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니 카운티 경찰은 주민들에게 해당 점거 시설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동시에 사태 해결을 위해 민병대원들과 대화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은 점거 상황에 대해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은 언급은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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