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43.6% vs 정세균 41.3%, 박진 33.6% vs 정세균 44.0%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현역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한 가상대결 구도에서 박진 전 의원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쟁력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종로를 박 전 의원에게 맡기고 오 전 시장을 수도권 ‘저격용 공천’으로 활용하려는 새누리당 내부의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 의원을 상대로 한 경쟁력 비교에서 오 전 시장은 박 전 의원을 크게 앞섰다. 오 전 시장은 정 의원에게 43.6%대 41.3%로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앞선 반면, 박 전 의원은 33.6%대 44.0%로 크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 지지자는 물론 야권 지지층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인 정 의원 입장에서는 상대 후보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형국이 된 셈이다. 또 새누리당이 39.5%로 더민주당(18.5%)과 안철수신당(13.9%)을 합친 것보다 높은 지지율을 확보한 점도 정 의원 입장에서는 도전과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총선을 100일 앞두고 아직도 지지정당을 확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17.6%나 되고 안철수 신당의 바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최근 총선에서 종로는 사실상 보수 우위의 지형이었다. 16대 재보선과 17, 18대 총선에서 박 전 의원이 내리 3선 신화를 일군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특별한 구도의 변화나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윤보선ㆍ노무현ㆍ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입성에 앞서 금배지를 달았던 점을 감안하면 인물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가령, 야권에서 정 의원 대신 전략공천을 한다면 승부는 예측 가능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박 전 의원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가 확연하지만 추세에 따라 전략공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친박계 쪽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을 종로에 내세우는 카드를 검토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 전 의원의 열세가 추세적으로 확인된다면 전략공천 내지는 필승공천의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
야권 구도도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현역인 정 의원이 우세한 구도지만 오 전 시장을 상대로 혼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선수교체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안철수 신당에서 전략적 카드를 내세운다면 판도는 그야말로 혼전으로 빠져들게 된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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