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독단적...비민주적” 이메일 보낸 대학교수 모욕죄 무죄

픽사베이.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총장에 대해 ‘독단적’ ‘비민주적’ ‘음흉한’이란 표현을 사용한 이메일을 동료교수에게 보낸 혐의(모욕죄)로 기소된 지방 A대학 교수 박모(5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박씨는 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이던 2014년 3월 회의결과를 설명하는 이메일을 전체 교수들에게 보내면서 “총장의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대학운영을 저지하고, 총장의 음흉한 계략과 술책에 맞서…”라고 적었다가 기소됐다. 검찰은 박씨의 ‘독단적’ ‘비민주적’ ‘음흉한’이란 세가지 표현을 구체적인 모욕죄의 혐의로 문제 삼았다.

하지만 법원은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이란 표현은 어떤 사람을 비판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고 봤다. 박씨가 이런 말을 쓰게 된 전후 문맥과 경위, 동기를 함께 고려하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원은 ‘음흉한’이란 말에 대해선 대법원 판례상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씨가 총장의 대학 운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며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