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혐의로 구속된 이사장, 정치권 전방위 로비 의혹
안동시 압수수색에다 국회의원 부인이 이사로 활동
최근 수억 원의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된 안동 A복지재단 정모(81) 이사장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할 조짐이다. 검찰이 정치자금 수수 및 특혜제공 의혹을 받고 있는 권영세 안동시장 집무실과 실ㆍ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데 이어 문제의 복지법인에 현역국회의원의 부인이 7년째 재단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확인됐다.
안동 A재단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안동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김광림 의원의 부인 김모(62)씨는 2009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재단이사로 활동 중이다. 2012년에 이어 지난달에도 중임에 성공했다. 김 이사는 임기만료(12월15일) 직전인 지난달 1일 열린 이사회에서 전체 이사 11명 중 참석 이사 7명 만장일치로 연임이 의결됐다. 이날 이사회에 김 이사는 불참했다.
A재단은 산하에 재활원 등 장애인복지시설 3곳, 요양원 등 노인복지시설 1곳, 수익사업장 1곳 등을 운영 중이다.
A재단 사건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재단 산하 장애인 재활시설에서 생산한 각종 제품을 안동시 등이 수의계약을 통해 연간 수십억 원 상당을 구매했고, 그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지나치다는 것이 지역 사회복지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동시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이 재단에 지원한 예산은 45억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지원과 정씨의 문어발식 정관계 로비 의혹이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씨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권영세 안동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권 시장의 당선을 위해 활약했다. 국회의원 부인 신분의 김이사가 이사로 취임한 때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듬해이다.
검찰은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11일 구속한 정씨로부터 6ㆍ4지방선거 당시 1,000만원을 권 시장 캠프에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고 지난달 22일 권영세 안동시장 집무실과 청 내 일부 사무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권 시장 측은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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