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ㆍ금감원장 이구동성
금융사 CEO들도 위기 관리 위한 혁신에 방점
금융권 수장들이 올 해 신년사에서 이구동성으로 위기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저유가 등 불확실 요인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그 어느 해보다 위기 관리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금융당국을 이끄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3일 신년사에서 “올 해는 금융개혁을 지속하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새해 경제ㆍ금융 여건은 쉽지 않을뿐더러 불확실하다”며 “시장 안정과 금융사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대외 위험요인을 면밀히 살펴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원장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감독당국으로서 금융사가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감독하지 못했고, 소비자보호에 소홀해 경제주체의 무분별 차입을 막지 못했으며, 금융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며 “이는 금감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민간 금융계 대표들도 신년사마다 유난히 위기감을 강조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한계기업과 가계부채 증가,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권 부실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위기를 이겨내고 도약하는 힘을 갖기 위해선 우리의 마음이 고객을 향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위기 극복을 다짐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대내외 경영환경이 나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고객중심으로 업무체질을 개선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수장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인용한 사자성어도 위기극복을 위한 다짐들이 주를 이뤘다. 임종룡 위원장은 ‘산류천석’(山溜穿石ㆍ산에서 흐르는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는다),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은 ‘기략종횡’(機略縱橫ㆍ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빈틈없는 전략),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인심제 태산이’(人心齊 泰山移ㆍ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응변창신’(應變創新ㆍ변화에 대응해 새 길을 개척)을 각각 당부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