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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행 중동 난민 중 가장 큰 희생자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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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행 중동 난민 중 가장 큰 희생자는 여성

입력
2016.01.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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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시리아의 하마 외곽 난민캠프에서 한 시리아 여인이 아기를 안고 있다. 로이터 뉴스원
1일 시리아의 하마 외곽 난민캠프에서 한 시리아 여인이 아기를 안고 있다. 로이터 뉴스원

지난해 100만명이 거쳐간 중동에서 독일까지 2,000㎞가 넘는 난민 여정동안 가장 큰 희생을 치르는 이들은 여성이었다. 2일 뉴욕타임스는 중동 여성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동안 동료 난민들과 밀입국 중개자들, 남성 가족, 심지어 유럽 경찰관에게까지 성매매와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를린의 심리치료사로 트라우마를 입은 여성 난민을 치료하고 있는 수잔 흐너는 자신이 상담한 여성 44명 거의 대부분이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네살배기 자녀를 키우는 40세 시리아 여성은 지난해 초 가족과 함께 전쟁에서 도망쳤다. 그의 남편은 불가리아에서 밀입국 중개자에게 줄 돈이 부족해지자 아내를 돈 대신 지불했다. 그는 3달 동안 거의 매일같이 강간을 당했다. 남편도 그를 학대했다. 흐너는 “남편이 아내에게 강요한 짓을 미안해하기는커녕 그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오히려 그에게 화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베를린에서 남편과 별거중인 그는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

난민의 주요 통로인 그리스 한 난민수용소의 경우 미혼 여성을 위해 분리된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엔난민기구 윌리엄 스핀들러는 “남성과 여성, 어린이가 모두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잔다”며 “유럽전역에서 성적 학대와 가정 폭력의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독일에서도 난민 숫자가 급증하면서 수용시설 방에 열쇠를 갖추지 못하는 등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부장적인 중동 문화도 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베를린의 난민 임시숙소의 여성들은 대부분 방에만 머물고 사회 봉사자들이 마련하는 외부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한 시리아 여성은 아직 독일에 도착하지 못한 그의 남편이 외부 활동에 참여하는걸 금지했다는 이유로 2달 동안 숙소 건물을 떠나지 않고 있다. 가정폭력이 발생해도 신고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유럽 행 난민들 중 남성의 숫자는 여성의 3배다. 독일인권연구소의 젠더 전문가인 헤이케 라베는 “남성들은 그 숫자뿐 아니라 다른 모든 영역에서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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