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가 전 세계의 정치적 투명성을 높이고자 삭제된 정치인의 트윗을 공개하는 ‘폴리트웁스’(Politwoops) 서비스를 2016년부터 다시 제공한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위터가 세계 각 정부의 투명성과 책임을 추적하는 감시 단체인 오픈스테이트파운데이션(OSF)의 ‘폴리트웁스’ 계정을 차단한 지 4개월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위터는 OSF와 또 다른 정부 감시 단체인 선라이트파운데이션과 함께 폴리트웁스를 재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정치를 뜻하는 ‘폴리트’와 당황할 때 쓰는 감탄사 ‘웁스’를 합친 폴리트웁스는 정치인이 올렸다가 삭제한 트윗을 보여주고, 삭제 시점도 알려준다.
선출직 정치인과 공무원이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공적인 책임을 따지고자 OSF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30개 나라에서 폴리트웁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트위터가 지난 8월 폴리트웁스 계정을 전격 차단하면서 ‘지울 권리’와 ‘알 권리’ 논쟁이 벌어졌다.
트위터는 정치인도 자신의 글을 삭제할 권리가 있는 일반 사용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한 데 반해 OSF는 정치인의 말과 글은 공공기록이고 역사라면서 정치인의 발언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라고 맞섰다.
사용자들의 반발에 직면한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가 차단 결정을 나중에 사과하면서 폴리트웁스는 부활의 전기를 맞았다.
젠 토퍼 선라이트파운데이션 홍보 담당자는 “폴리티웁스는 선출직ㆍ지명직 공무원은 물론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과거에 한 말에 대한 책임을 따질 수 있는 중요한 기재”라면서 “트위터의 부활 결정으로 미국과 전 세계에 다시 서비스를 재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OSF 디지털투명성국의 아르얀 엘파세드 사무국장도 “더 많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믿는 전 세계인들에게 이번 합의는 좋은 뉴스”라면서 “대중이 정치인들의 공적인 발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업무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폴리트웁스가 부활하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경선 주자 중 많은 지지를 받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과거 삭제 트윗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거침없는 막말로 지금도 트윗을 종종 지우는 트럼프는 9·11 테러 12주기인 2013년에 올린 ‘모든 미워하는 사람과 패배자들에게도 안부를 전한다’던 트윗이 비판을 받자 서둘러 삭제했다. 거의 모든 사람을 ‘패배자’로 낮게 보는 그의 성향이 문제가 됐다.
크루즈 의원도 지난해 호랑이 가죽으로 만들어진 발판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동물 애호론자의 비판에 휘말리자 트윗을 지웠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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