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숭이의 해'라는 병신년(丙申年)이 밝았다.
이맘때면 빠지지 않는 것이 다가올 한 해를 예측·전망하는 것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와 에릭슨 컨슈머 랩의 연구를 바탕으로 '소비'라는 측면에서 2016년을 이끌 국내·외 소비트렌드를 소개한다.
▲ 국내: 김난도의 '멍키 바' (MONKEY BARS)
▲ '트렌드 코리아 2016' 김난도 外 5명 (미래의창)
'플랜 Z 소비, 아키텍키즈, 있어빌리티….'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원숭이의 해인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이끌 트렌드를 이렇게 꼽았다.
센터는 지난 2007년 설립된 이후 매년 소비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해당 년도 간지(干支)에 해당하는 동물을 소비트렌드의 키워드와 연결짓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년도 동물을 중심으로 10개의 낱말로 구성된 키워드 슬로건을 만들고, 각각의 글자로 시작되는 10개의 키워드를 제시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창)에서 김 교수는 '멍키 바(Monkey Bars)'라는 키워드로 내년 10대 소비 트렌드를 예측했다.
멍키 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대 유격장에서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말한다. 2016년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사회·경제적 위기의 깊은 골을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한국 사회를 휩쓴 3대 현상으로 경기 침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 확대, 사건사고로 인한 불안과 불신의 만연을 꼽았는데 이 세 가지 배경이 모두 반영된 내년 첫 키워드가 '플랜 Z' 소비다.
플랜 A를 최선이라고 할 때 플랜 Z는 최후의 보루, 즉 구명보트다. 잔액이 0원이고 최악의 상황이어도 소비는 우아하게 하며, 순간의 행복에 충실한 세대의 등장을 예견한다.
이 책은 SNS를 통해 너저분한 현실을 잘라내고 멋진 일상만 프레임에 담는 기술을 '있어빌리티(있어보이게 만드는 능력)'라고 정의했다. SNS에서 슈퍼스타보다는 작은 유명인이 각광받고, 꿀팁과 같은 쉽고 가벼운 지식, 임시방편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SNS의 조언을 더욱 신뢰하는 신세대 엄마들의 육아법을 지칭하는 말도 나왔다. 육아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 마치 건물을 한 층 한 층 쌓는 공정과 비슷하다는 의미의 '아키텍 키즈'다.
이밖에도
▲ 크고 작은 사건으로 집단적인 불안장애가 나타나는 '과잉근심사회'(Over-anxiety Syndrome)
▲ 인터넷의 영향력 확대로 무섭게 성장하는 '1인 미디어'(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 브랜드 대신 가치를 따지기 시작한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 개념소비가 또 다른 과시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현상을 가리키는 '연극적 개념소비'(Ethics on Stage)
▲ 척박해지는 도시생활 속에 친환경주의적·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려는 '미래형 자급자족'(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 불만스러운 현실에 대한 도피처로 자극적인 것이 주목받는 '원초적 본능'(Basic Instict)
▲ 성별, 연령, 소득, 지역 대신 비슷한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는 '취향공동체'(Society of the Like-Minded) 등이 2016년을 이끌 트렌드로 꼽혔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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