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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펀드 센터 많이 만들지만 체감할 일자리 정책 아쉬워"

입력
2016.0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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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한우철씨

한우철씨.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한우철씨.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합격자 명단에 한우철님의 이름이 없습니다.’

중앙대 법학과 4학년 한우철(29ㆍ사진)씨는 지난 주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불합격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최종 면접까지 간데다 2015년 마지막 전형이어서 내심 기대를 했던 터라 착잡함은 더 컸다.

한씨는 판사를 꿈꾸던 고시생이었다. 하지만 2015년 2월 네 번째로 도전했던 사법시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 집안 경제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일반 기업 취업으로 진로를 바꿨다. 오랫동안 공부하며 꿈 꿔왔던 법조인에 대한 미련이 없을 리 없다. 함께 사시를 준비했던 친구 중 절반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했다. 하지만 한씨는 1년에 2,000만원이 넘는 로스쿨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어 포기해야 했다.

한씨는 요즘 주말 이틀 동안 하루 9시간씩 경마장에서 질서유지 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는 월 50여 만원으로 생활비를 겨우 충당하고 있다. 사시를 준비할 때도 서울 신림동에서 독서실 총무로 일하며 학원비와 교재비를 댔다. 빠듯한 생활비 때문에 3주 전 대기업 면접 때도 양복 대여업체에서 자켓과 바지를 2만원에 빌려서 입고 갔다.

한씨는 올해 상반기 12개 대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2곳만 서류에서 합격했다. 하반기에는 중견기업까지 30여 곳에 원서를 냈지만 모두 떨어졌다. 한씨는 “중견기업은 합격할 거라고 기대를 했었는데 면접장에 가 보니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출신들도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사시를 준비하느라 학점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어학시험 인턴경험 등 화려한 스펙이 없어 한씨는 더 불리하다. 한씨는 “이미 8학기를 모두 다녔지만, 올해 졸업을 한 학기 유예하고 학점이 낮은 수업을 재수강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씨의 유일한 새해 소망은 취업을 해 가족의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지는 것이다. 또 정부와 기업들이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들 청년을 거론하며 펀드를 만들고 각종 센터를 만들지만 이런 곳에서 취업지원을 받은 친구는 본적이 없어요. 청년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회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청년펀드 센터 많이 만들지만 체감할 일자리 정책 아쉬워"

-“조제 알도 같은 프로 이종격투기 선수가 꿈... 오늘도 열심히 달려야죠”

-"상반기 강사법 개정 협의체에 우리 목소리 담아줬으면..."

-"차별대우를 숙명처럼 여기는 게 싫어 시위... 꼭 복직하고 싶어"

-청년고용 대책 많지만 실효성부터 점검 목소리

-“경기 좋아져 카페 찾는 손님 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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