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충남 서산 출생
청주교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심진규(40)씨는 동화책과 그림책을 사랑하는 선생님이다. 충북 진천옥동초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14년 차 초등교사인 그는 8년째 매일 아침 반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아이들에게 읽힐 좋은 책 한 권을 고르기 위해 매일 도서관을 누볐고,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써서 읽어주면 어떤 표정일까”하는 생각으로 작가의 꿈을 키웠다.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해 앉자마자 공부를 한다는 게 좀 힘들잖아요. 운동에도 준비가 필요하듯. 그래서 동화를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장난꾸러기들이 손장난도 하고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도 다 듣고 있더라고요. 중요한 대목에서는 눈빛도 달라지고, ‘선생님 힘들어서 그만 읽을게’하면 ‘안돼요~’하고 말리기도 하고.(웃음)”
2004년 청주에서 교사극단을 만들어 연극을 했던 심씨는 동료를 따라 매주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산하 청주글쓰기회에서 공부를 했고 이를 계기로 작가에 대한 막연한 꿈을 품었다. 그는 손에 꼭 쥐고 온 손때 묻은 책 한 권을 펴 보이며 말했다. 1984년 출간된 이오덕 선생의 산문집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백산서당)이다. “책에서 작가뿐 아니라 교사들, 아이들과 제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다는 대목을 보고 어떤 꿈이랄까 용기를 얻었어요.”
첫 습작은 5년 전이다. 도시에서 온 전학생과 사귀다 상처받은 토박이 아이의 시점에서 그린 학교와 마을, 가정 이야기를 원고지 100매에 걸쳐 정성껏 써냈다. 9년차 교사였던 만큼 소재는 무궁무진했고, 2013년, 201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꾸준히 여러 작품을 응모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단편 써둔 것은 10편 정도 되는데 매년 떨어져 올해는 응모만 해놓고 관심을 끊고 있었어요. 당선 소식을 듣고 아내가 정말 기뻐하더라고요. ‘내가 자비 출판이라도 해줘야 하나 생각했는데 너무 잘됐다’면서요. 반 아이들도 박수 치며 축하해줬어요.(웃음)”
8세(아들), 4세(딸) 아이의 부모이기도 한 그는 소외된 이웃과 사회의 문제들을 아이들 앞에 잘 펼쳐 보이는 작가가 되길 희망했다. 당선작의 소재가 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시 “언젠가 한번은 얘기해주고 싶었던 문제” 중 하나였다.
“‘아이들이니까 몰라도 돼!’라고 말하는 어른이 아니라, 사회 문제들을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춰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무균실에서만 자라게 한다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크는 것은 아니잖아요. 사회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고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어요.”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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