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0억 주겠다는 말에 수표 1억 넘긴 50대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관악경찰서는 수표 5억원을 주면 두 배의 현금으로 불려 주겠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도모(70)씨와 이모(52ㆍ여)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8월 10일 서울 중구의 한 제과점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박모(50)씨를 만나 수표 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도씨 등은 박씨에게 “한 박스에 현금 5억원이 들어 있는 박스 4개를 아파트에 보관하고 있다”며 “수표 5억원을 넘기면 2, 3일 후에 현금 1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공장확장 대금이 필요했던 박씨는 도씨 일당의 얼토당토않은 제안을 승낙했고 수표 1억원을 ‘약정금’ 명목으로 건넸다. 나머지 4억원은 10억원을 받을 때 주기로 했다.

하지만 무일푼이었던 도씨 등은 수표 1억원을 즉시 인근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꾸고 잠적했다. 박씨는 “과거 모시던 상사의 소개로 만난 사람이었고, 급전이 필요해 허황된 말을 믿었다”며 “당시 뭔가에 홀렸던 것 같다”고 후회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씨가 선한 외모여서 사기를 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씨의 주거지에서 4,000억달러가 기재된 해외 위조 증권을 발견해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