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경기부진이 원인.. 낮다고 좋은 것은 아닌데..
20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15년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5년 이래 가장 낮은 상승률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인 1999년의 0.8%를 밑도는 수치다. 특히 2015년까지 적용된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 하단에도 한참 못 미친다. 2011년 4.0%이던 물가상승률은 2.2%(2012년) →1.3%(2013년) →1.3%(2014년) →0.7%(2015년) 등 급격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저물가의 주된 원인은 국제 유가 하락과 경기부진이 꼽힌다. 연초 담뱃값 인상(갑당 2,500원 →4,500원)이 소비자물가를 0.58%포인트 끌어올렸지만,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과 전기ㆍ가스요금이 내려가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각각 0.98%포인트, 0.38%포인트 깎아 내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대(두바이유 기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현재 30달러대까지 급락한 상태다.
특히 생필품이나 휘발유 등 일부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2014년에 비해 0.2%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가 하락한 것 역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폭이 축소되고 내수도 회복되면서 1.5%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3% 올라 2014년 8월(1.4%)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추가 유가 하락의 우려가 여전한데다, 내년 담뱃값 인상 기저 효과와 도시가스 요금 인하에 따른 영향 등이 예상돼 정부 전망을 밑돌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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