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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신동 껍질 벗고, 금빛 날개 펼쳐야죠"

입력
2015.12.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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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용이 지난달 28일 태릉선수촌에서 8월 리우올림픽 금빛 총성을 울리기 위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김청용이 지난달 28일 태릉선수촌에서 8월 리우올림픽 금빛 총성을 울리기 위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한국사격은 이미 세계 정상급이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등을 목에 건 ‘간판’ 진종오(37ㆍKT)를 필두로 김장미(24ㆍ우리은행) 이대명(28ㆍ한화갤러리아) 등이 각종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사격은 효자종목으로 자리를 굳혔다.

김청용(19ㆍ한화갤러리아)은 선수층이 두터운 사격에서 ‘포스트 진종오’로 주목 받는 신성이다. 진종오와 이대명을 보며 꿈을 키웠던 소년 사수는 이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리우 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의 주종목인 남자 공기권총 10m는 올림픽 개막 다음 날인 8월6일에 열려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을 기대케 하고 있다. 1월1일 자신의 19번째 생일을 맞고 성년이 된 그를 지난달 28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진종오를 넘은 고교생 사수

2016년은 김청용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교복을 벗은 그는 올해부터 한화갤러리아 유니폼을 입고 실업선수로서 사대(射臺)에 오른다. 손꼽아 기다리던 리우 올림픽도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사격 신동’이라는 별명답게 그에게 많은 눈과 기대가 쏠려있다.

하지만 김청용이라는 이름이 알려진 것은 2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충북 흥덕고 2학년 때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다.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2관왕(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ㆍ단체전)에 오르며 일약‘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김청용은 “나에게 많은 것을 준 특별한 대회여서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큰 경기는 처음이라 ‘선수단에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사실 김청용이 까마득한 선배 진종오를 제치고 2관왕에 오르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2014 난징 유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적은 있지만 사실상 국제 경험이 전무한 그였다. 겁 없는 막내가 ‘대형사고’를 친 셈이다. 김청용은 “평소 진종오 선배가 ‘긴장을 즐기라’고 많이 조언해준다”며 “선수촌에서 매일 진종오 선배를 볼 때마다 내가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족은 나의 힘

어머니와 누나는 김청용을 지탱하는 힘이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김청용의 아버지는 그가 총을 잡은 지 한 달쯤 뒤인 2011년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포장마차로 생계를 책임졌고, 여섯 살 위 누나는 대학을 포기하고 회사에 취직했다.

큰 슬픔에 빠져있을 때 가족들을 웃게 한 것은 김청용의 총 끝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많이 우울해 하셨는데 내가 경기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니 웃기 시작하셨다”고 말했다. 김청용은 이어 “돈 때문에 압박이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날 위해 희생한 어머니, 누나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며 “올림픽이 끝나면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스무 살인데 무엇을 제일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김청용은 “아직 (한화갤러리아) 사격단에서 훈련을 안 해본 상태여서 빨리 들어가 훈련을 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친구들과 여행 가기’나 ‘여자친구 사귀기’ 같은 답변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누나가 돈을 벌었으니 이제 내가 버는 게 맞다. 후회는 없다”며 “한화갤러리아에 들어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격에만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청용의 1차 목표는 3월 시작될 대표 선발전 통과이지만 최종 목표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이다. 그의 시선은 더 나아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향해 있다. 김청용은 “금메달 꿈까지 50%정도 다다른 것 같다”며 얼굴을 붉혔다. 앞으로 7개월 동안 꿈을 이루기 위해 나머지 50%를 채우겠다는 각오다. 그는 “만약 선발된다면 금메달을 따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사격은 이제 내 인생이 됐다. 앞으로도 쭉 총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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