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
네이버, 다음 등 접속 속도
초고속인터넷이 오히려 빨라
통신업체들이 초고속인터넷보다 10배 빠르다고 광고한 기가인터넷의 실제 이용 속도가 초고속인터넷보다 오히려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KT를 시작으로 국내 상용화한 유선 기가인터넷은 이론상 초당 100메가(Mbps)의 초고속인터넷보다 약 10배 빠른 1기가(Gbps)급 속도를 제공한다.
그러나 정부 조사 결과 인터넷 검색(웹 서핑) 속도는 차이가 없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 씨앤앰 CJ헬로비전 등 유ㆍ무선 통신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파일을 내려 받는 속도는 기가인터넷이 평균 923Mbps로 초고속인터넷(99.3Mbps)보다 10배 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 등 이용률이 높은 인터넷 서비스의 접속 속도는 기가인터넷의 경우 평균 0.73초로 0.70초인 초고속인터넷보다 오히려 느렸다.
미래부는 주요 사이트 10개의 인터넷 주소를 입력한 뒤 화면이 완전히 표시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는데 기가인터넷이 10곳 모두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앞지르지 못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이용 시 접속 속도가 0.90초로 기가인터넷 접속 속도(1.08초)보다 0.18초나 빨라 격차가 가장 컸고 국민은행 인터넷뱅킹 사이트와 네이버도 초고속인터넷이 기가인터넷보다 각각 0.14초와 0.13초 빨랐다.
사실상 두 서비스의 웹 서핑 속도는 이용자들이 체감할 만한 차이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초고속인터넷보다 1.4배 가량 요금이 비싼 기가인터넷이 제 값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래부 통신정책기획과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 초기 화면은 용량이 적어서 기가인터넷과 초고속인터넷 속도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색이나 뉴스 보기 등 일반적인 서비스는 망을 구축한 지 오래돼 안정적인 초고속인터넷이 오히려 빠르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올해는 기가인터넷 서비스 첫 해여서 업체들의 평균 속도만 제공했는데, 내년부터는 업체 별로 수치를 공개해 속도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무선 인터넷 속도는 LTE로 내려 받을 때 평균 117.51Mbps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느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새로 추가된 최신 LTE 서비스 3밴드 LTE-A의 경우 내려 받기 속도가 163.01Mbps로 가장 빨랐으나 통신업체들이 최고 300Mbps의 속도를 구현한다고 선전했던 것보다는 훨씬 느렸다. 와이파이 내려받기 속도는 이통 3사 평균 91.87Mbps로 지난해 대비 약 3.4배 정도 향상됐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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