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12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7로 11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메르스 사태의 타격이 컸던 지난 6월(66)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또 지난 10월 71까지 오르고 나서 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내년 1월 BSI 전망도 68로 11월에 조사한 12월 수치(69)보다 1포인트 낮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의 BSI가 떨어진 것은 국제유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조선해양, 석유정제 분야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바이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40달러 정도에서 거래됐지만 한은이 12월 BSI 조사를 진행한 기간(15∼22일)에는 3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12월 지수를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은 71, 중소기업은 60으로 전월보다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내려갔다.
수출기업은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한 72를 기록했지만 내수기업은 64로 3포인트 하락했다. 부문별로는 제품판매가격BSI가 11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것을 비롯해 매출, 생산, 신규수주, 채산성, 원자재구입가격 등의 BSI 지수가 줄줄이 하락했다.
반면 생산설비수준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오른 106으로 집계됐고 제품재고수준 BSI도 103에서 105로 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은 목재·나무, 펄프·종이, 비금속광물, 조선·기타운수가 많이 떨어졌다. 비제조업(서비스업)의 12월 업황BSI는 70으로 전월과 같았지만 내년 1월 업황BSI 전망은 69로 2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매출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77로 파악됐고 인력사정도 한달 동안 2포인트 내렸다. 비제조업은 어업, 광업, 운수업, 숙박업을 중심으로 악화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고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경쟁 심화도 거론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0으로 전월 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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