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생활 27년여 만에 파국을 맞았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회장은 29일 한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노 관장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또 다른 여인 K씨와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최 회장의 혼외자인 6세 딸은 현재 유치원에 다니고 있으며, 최 회장은 K씨와 동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기업인 최태원이 아니라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한다"고 편지를 시작해 "지극히 개인적인 치부이지만 이렇게 밝히고 결자해지하려고 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 "노 관장과의 결혼생활, 순탄치 않았다"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편지에 따르면 최 회장은 노 관장과 오랜 시간 별거 중에 있으면서 이혼을 준비해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미 수년 전에 이혼에 서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이혼이 미뤄졌다고 했다.
최 회장은 편지를 통해 "노 관장과 십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노력도 많이 해보았으나 그때마다 더 이상의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재확인될 뿐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 아트' 전문가인 노 관장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유학하던 중 같은 대학을 다니던 최 회장을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시카고대 유학 중 테니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의 만남은 재벌가 아들과 대통령 딸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이목과 더불어 정경유착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노 관장은 미국 유학 중이던 1991년 잠시 귀국해 대전 엑스포에서 미래 예술팀장을 맡기도 했지만 한동안 가정생활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1997년 시어머니 박계희 여사가 타계하자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을 맡으며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말, SK본사에 아트센터 '나비'를 개관해 지금까지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부부는 20대로 장성한 1남2녀를 두고 있다. 시카고대 경제학과 출신의 장녀 최윤정씨는 현재 노 관장과 함께 아트센터 나비와 행복 나눔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차녀 최민정 중위는 자원입대해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이며, 막내 아들 최인근씨는 미국 브라운대에 유학 중이다.
한편 노 관장은 "꿋꿋이 가정을 지키겠다"며 "아이들도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이혼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K씨와 6살 딸은 책임지겠다"
최 회장은 편지에서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수년 전 그분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제 노 관장과의 관계를 잘 마무리하고 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동거 중인 K씨는 1976년생으로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한차례 이혼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K씨를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둘 사이에 딸이 출생한 시점이 2010년인 점을 고려하면 2000년대 후반쯤부터 교제를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빼어난 외모의 K씨는 여러 연예인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최 회장이 수년전 횡령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법정을 찾아와 공판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고 그 모습은 취재진에 여러 차례 목격됐다. 최 회장은 K씨를 위해 서울 한남동에 아파트를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졌으나 SK그룹 측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이 고급빌라를 사줬다거나 홍콩에서 돌잔치를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 최 회장, 도덕성 논란 휩싸여
한 통의 편지로 최 회장은 재벌 총수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사면·복권된 뒤 불과 4개여월 만에 또다시 이혼 문제로 구설에 휘말렸고 노 관장과 별거 중인 상태에서 내연녀와 혼외 자식까지 뒀다는 사실까지 드러나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그동안 최 회장은 지난 8월 사면 후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 발표, 국내외 현장 방문 등 경영에 매진했으나 이번 스캔들로 다시 곤경에 처하게 됐다.
그동안 재벌가의 이혼은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재계 1위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 상무의 이혼이었다. 이들은 지난 1998년 11월 결혼해 결혼 11년 만에 파국을 맞았다. 2003년에는 '배우와 재벌가의 로맨스'로 화제가 됐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배우 고현정이 결혼 8년 만에 이혼했고,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소송은 현재 진행중이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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