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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람이가 뽑은 올해의 10대 동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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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람이가 뽑은 올해의 10대 동물뉴스

입력
2015.12.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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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우리를 웃기고 울린 수많은 동물뉴스들이 있었다. 길고양이의 겨울 집을 만들던 캣맘(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사람)이 벽돌을 맞아 숨지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고, 개에게 막걸리를 먹이거나 쓰레기 봉투에 개를 버리는 등 동물학대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이외에도 게잡이 원숭이 삼순이의 동물원행, 다른 개에게 피를 나눠주는 공혈견 실태, 외국 단체의 한국 식용견 구하기 등을 포함해 올 한해 주요 동물 이슈 10가지를 정리했다.

병원에서 치료중인 게잡이원숭이 삼순이. 삼순이구조카페 캡처
병원에서 치료중인 게잡이원숭이 삼순이. 삼순이구조카페 캡처

1. 게잡이원숭이 삼순이 동물원행

무려 11년간 한 가족과 살았던 사이테스(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2급 게잡이원숭이 삼순이가 경남의 한 동물원으로 가게 된 사연(▶기사보기 서울대공원으로 가는 삼순이는 행복할까)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삼순이의 동물원 사육 적절성 논란과 함께 동물원으로 보낸 가족, 몰수하는 야생동물을 관리할 공간이 없는 환경부의 대응 등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 서울대공원행이 확정됐던 삼순이는 현재 건강 악화로 ‘삼순이를 구하자’는 카페 회원들과 동물원의 지원 속에 한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여성이 개에게 막걸리를 먹인 후 온라인에 사진과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한 여성이 개에게 막걸리를 먹인 후 온라인에 사진과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2. 잇따른 동물학대 (막걸리개·쓰레기 봉투에 버려진 개)

지난 6월 한 여성이 반려견에게 막걸리를 마시게 한 후 “일주일 굶겼더니 그릇도 먹겠다,얘들아”, “막걸리 마시고 비틀비틀 토하고 난리다. 먹순아 우리 술 끊자”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올려 네티즌들의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은 수년 전 일로 밝혀졌다. 여성이 기르던 시추는 이미 죽은 후였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페키니즈는 구조됐다. 하지만 죽은 반려견이 학대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입증을 할 수 없어 이 여성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생후 3개월된 강아지가 검은색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진 사건도 있었다. 두개골이 함몰된 채로 발견되었는데, 주인은 화분이 강아지에게 떨어지면서 강아지가 크게 다쳤고 죽을 것 같아서 쓰레기 봉투에 버린 것으로 밝혀져 동물보호법으로 입건됐다. 또 경기 용인에선 강아지가 산 채로 땅 속에 묻혔다 구조되기도 했는데, 나중에 119 소방대원들이 유기견 구조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강아지가 죽었다고 판단해 땅에 묻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3. 캣맘 이슈

지난 10월 길고양이의 겨울 집을 만들던 캣맘(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사람)이 벽돌을 맞아 숨졌다. 초등학생의 낙하실험으로 캣맘 혐오와는 관계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건은 캣맘과 길고양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갈등을 드러내면서 이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가 됐다. 이후 서울시와 일부 지역자치단체들이 길고양이 학대 방지에 나서고 서울시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는 등 공존을 위한 해법을 서서히 마련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응급실에서 공혈견 혈액을 수혈받았던 쿠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서울 마포구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응급실에서 공혈견 혈액을 수혈받았던 쿠키. 한국일보 자료사진

4. 공혈견 법제화 추진

다른 개나 고양이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주는 공혈견(供血犬), 공혈묘(供血猫)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전무하다(본보보도 9월24일자 ▶기사보기 베일 속의 네발 천사 공혈견)는 지적으로 공혈견, 공혈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정부는 공혈견, 공혈묘 관리와 관련 동물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 법률 자문을 의뢰한 데 이어 공혈견 사육 기관의 시설, 운영 기준을 고시로 정해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2월 17일 태백이가 입양된 첫 날 서서 조는 모습. 박근덕씨 제공
2월 17일 태백이가 입양된 첫 날 서서 조는 모습. 박근덕씨 제공

5. 자유 찾은 실험용 비글들

올 2월 미국의 실험견 구호단체 비글프리덤프로젝트와 한국 동물복지단체 세곳이 한국에서 실험용으로 살아온 비글을 구조(▶기사보기 실험견 태백이의 두번째 삶) 했다. 처음 풀을 밟은 비글들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실험실에서 비글들은 이름 없이 숫자로만 불렸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난 후부터는 이름을 얻었다.

6. 달걀 포장지 과장광고 논란

동물보호단체들은 초원에 방목하는 닭 농장 사진과 함께 ‘방사’, ‘친환경’ 등 표시가 된 달걀들도 A4 3분의 2l에 6마리 암탉을 넣어 사육하는 밀집철창사육(배터리 케이지)에 의해 생산됐다며, 해당 기업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광고 행위로 신고했다.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는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농가는 68군데로 이 가운데 방목을 하는 농가는 15곳에 불과하다.

한편 배터리 케이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며 식품 업체들도 달걀 공급 업체를 인도적으로 키운 곳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네슬레는 5년 안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달걀 9,000톤 이상을 자연 방사 달걀로 전부 대체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앞서 맥도날드는 10년에 걸쳐서 미국과 캐나다 1만6,000여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달걀을 자연 방사 달걀로 전환하겠다 발표했으며 스타벅스, 타코벨, 오봉팽 등도 자연 방사 달걀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롤라 웨버 HSI 아시아 지부 캠페인 매니저가 충남 서산 한 대형 개농장에서 투견용으로 기른 개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일보자료사진
롤라 웨버 HSI 아시아 지부 캠페인 매니저가 충남 서산 한 대형 개농장에서 투견용으로 기른 개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일보자료사진

7. 국제동물보호단체 식용개 구하기

국내에 식용견으로 기르는 개는 200만마리.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HSI)는 국내 식용개 산업에 관심을 갖고, 개농장을 구입해 개는 미국에 입양시키고 농장주에게는 전업을 유도하는 캠페인(▶기사보기 식용 아닌 반려동물로… 도사견들 새둥지 틀다)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HIS는 앞으로도 국내 개농장들과 접촉해 전업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8.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앞둬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제한하는 개정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공포일로부터 2년 뒤에 시행하게 된다. 지난 3월 문정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화장품 안정성 입증을 위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이는 시험이 있고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경우에는 동물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9. 투견 도박 근절법 논의

투견 도박이란 훈련시킨 두 마리 개를 철창에 가두어 싸움을 시키고, 두견 도박꾼들에게 승패에 판돈을 걸게 하는 것이다. 이미 국내 동물보호법과 형법에는 투견 도박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와 도박에 대한 규제 근거가 있지만 이를 중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종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서는 투견을 목적으로 개를 키우는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현행 동물보호법 ‘동물학대금지’조항에 “동물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동반하는 교육이나 조련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지난 7월 미국인 치과의사가 잔혹하게 도륙한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 세계적으로 비난이 일어난 가운데 미국은 최근 사냥한 사자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인 치과의사가 잔혹하게 도륙한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 세계적으로 비난이 일어난 가운데 미국은 최근 사냥한 사자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10. 짐바브웨 국민사자 세실 사냥 논란

지난 7월 미국의 치과의사가 짐바브웨의 국민사자 세실을 보호 구역 밖으로 꾀어내 목을 자르고 가죽을 벗긴 후 국제적 비난이 일었다. 이후 미국은 아프리카 사자 2종을 관리 대상 종으로 분류해 미국 멸종위기보호법의 보호를 받도록 하면서 사자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멸종위기보호법의 보호를 받게 되면 엄격한 조건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산 사자나 사냥한 사자의 가죽, 머리 등을 미국으로 들여갈 수 있다.

정리=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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