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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외국대회 출전 제한’ 박성현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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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외국대회 출전 제한’ 박성현에 ‘불똥’

입력
2015.12.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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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KLPGA 제공
박성현.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2016년부터 투어 소속 선수의 외국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었다.

KLPGA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국내대회와 외국대회가 같은 기간에 열릴 경우 투어 선수가 외국대회에는 최대 3개까지 나가는 것을 허용하고 4번째 출전부터 벌금 2,000만 원을 부과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KLPGA는 “다만 국내와 외국대회 일정이 겹치지 않을 경우 외국대회 출전은 자유롭다”고 덧붙였다.

KLPGA의 한 관계자는 “투어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국내 대회 스폰서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프로골프(PGA)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등은 자국 투어 보호 조치를 마련한 상태다. 미국 투어도 일정이 겹칠 때 투어 선수가 타국 대회에 4번째로 출전하면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런 규정들을 참고해 이번 조항을 만들었다. 어디까지나 KLPGA 투어의 내실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는 투어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는 박성현(22ㆍ넵스)이다. 박성현은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와 함께 KLPGA 투어의 간판스타다. 전인지가 내년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박성현의 LPGA 대회 참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성현은 세계랭킹(2.95포인트ㆍ27위) 등 기준에 따라 내년 LPGA 투어 7개 대회에 출전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항으로 출전에 다소 제약을 받게 됐다.

박성현의 소속사인 넵스의 한 관계자는 “대회 출전 여부는 전적으로 선수의 판단에 맞추는 편이다”며 “내년 LPGA 투어 대회 참가도 마찬가지이다. 선수의 의사는 물론 이번에 신설된 KLPGA 규정도 존중해가면서 LPGA 투어 대회 참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LPGA 투어 일정이 확정되면 LPGA 투어 일정과 비교해 조정해봐야 할 것 같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도 있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KLPGA 규정에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다음해 동일대회에 정당한 사유 외에 불참하는 경우 벌칙금을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다.

투어 소속 선수의 외국대회 출전제한 규정은 결국 스타 선수들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고 투어 흥행과 내실을 잡는 한편, 타이틀스폰서들의 입장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LPGA 투어 5개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는 국내대회와 일정이 겹쳤다. 내년에 투어 선수들이 KLPGA 대회 대신 LPGA 대회로 대거 몰릴 것을 우려해 KLPGA가 사전조치를 내린 셈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제한 조치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KLPGA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규정은 선수들의 큰 무대 진출 기회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독소 조항’이라는 비판이 있다. KLPGA 투어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LPGA 등 해외무대 경험이 중요한데, 이번 조항으로 그러한 움직임에 상당 부분 제약을 받게 된 탓이다. KLPGA 선수의 외국대회 출전 제한 규정이 향후 투어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대목이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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