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와 관련된 국내 지명은 12지 동물 가운데 매우 적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병신년(丙申年)을 앞두고 전국 지명 140만여개를 조사해보니 원숭이와 관련된 지명은 모두 8개라고 29일 밝혔다.
다른 십이지 동물인 용과 관련된 지명이 1,261개, 말은 744개, 호랑이는 389개이고 관련된 지명이 적은 편에 속하는 양도 40개의 지명이 연관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숭이가 활용된 지명은 매우 적었다.
원숭이 관련 지명에는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친 금원산(金猿山)이 포함됐다. 금원산은 ‘황금 원숭이 산’이라는 뜻으로 이 산에서 금빛 원숭이가 날뛰자 도사가 나타나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가뒀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산 인근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일대는 ‘원숭이가 뛰어놀고 학이 깃드는 곳’이라는 뜻의 ‘원학동(猿鶴洞)’으로 불리기도 한다.
경기도 안성시와 평택시, 충남 천안시에 걸친 평야 ‘소사(素砂)들’은 역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소사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명나라 장수 마귀(麻貴)가 철갑 기병과 함께 원숭이 수백 마리를 이끌고 와 왜적을 혼란에 빠뜨려 무찌른 장소로 택리지 등에 기록돼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숭이가 살지 않는다는 ‘동국무원(東國無猿)’이라는 말이 전할 만큼 다른 동물들에 비해 원숭이에 얽힌 흔적과 지명이 많지 않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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