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4년만에 속속 성과
영어교육도시 면모 갖춰
정부가 해외 유학 및 어학연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조성을 시작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 명문 사학의 커리큘럼을 배울 수 있는 국제학교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데다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들어서며 정주(定住)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교육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조성ㆍ운영을 하는 정부 프로젝트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379만2,000㎡(약 115만평) 면적의 부지에 2021년까지 7개의 국제학교를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한 자족형 교육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타 지역에서 운영하는 외국인학교나 외국교육기관과 달리 내ㆍ외국인 입학비율 제한이나 국외체류자격 요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학력은 외국에서도 인정받아 외국 유명 대학 진출도 용이하다. 국제학교 재학생은 개교 첫 해인 2011년 805명이었지만 올해 2,400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JDC에 따르면 해외 유학 수요 대체에 따른 외화절감 효과도 커 지난해까지 약 1,831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곳에는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제주) 등 3곳의 국제학교가 들어서 있다. NLCS 제주는 1850년 설립된 영국 명문 사립학교 NLCS 본교의 첫 해외분교로 작년 1기와 올해 2기 졸업생들이 영국 옥스퍼드대와 런던정경대, 미국 예일대와 뉴욕대 등에 합격했다. 112년 전통의 캐나다 명문 사립학교 브랭섬홀의 유일한 해외 자매학교인 BHA는 올해 첫 졸업생들이 코넬대, 보스톤대, UCLA 등에 진학 예정이다. 국내 최초 공립 국제학교인 KIS 제주는 내년 첫 졸업생이 나온다. 미국의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SJA 제주)가 내년에 착공된다.
국제학교의 안착과 더불어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정주형 도시로서의 면모도 점차 갖춰가는 상황이다. 현재 1,300여 가구 4,0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상가와 식당 등 생활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단지 안에 영어와 한국어로 서비스가 이뤄지는 행정지원센터, 119센터 등 공공시설도 들어와 있다. JDC는 도시조성이 완료되는 2021년에는 9,000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국제학교 7곳이 들어서고 주민도 총 1만9,000명(학생 9,000명 포함)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목표다.
손봉수 JDC 교육도시처장은 “‘교육’과 ‘글로벌 문화’라는 핵심 가치를 토대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동북아 교육허브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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