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회가 정명훈 예술감독(62)과의 재계약 체결을 보류했다.
서울시향은 28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정 감독이 임기 3년의 예술감독직을 맡는 내용의 ‘예술감독 추천 및 재계약 체결(안)’을 상정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사회는 정 예술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내년 1월 중순 열리는 이사회에서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는 이사회 직후 “이사회에서는 재계약에 대한 반대는 없었고, 재계약 기간인 3년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면서 “정 감독과 재협의를 해서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재계약 안건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계약 조건을 어떻게 논의했는지 말하기 어렵다”면서 “1월 중순까지 이사회를 열어 계약 조건 및 재계약 여부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최 대표는 정 감독의 업무상 횡령 의혹과 정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입건된 건에 대해 “계약 건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겠지만 구체적인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계약과는 별개”라면서 “100% 분리할 수 없는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또 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계약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고, 다음 회의에서 결정이 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현재 정 감독은 오는 31일까지 서울시향 예술감독으로 계약돼 있다. 이날 재계약 안건이 보류됨에 따라 정 감독의 예술감독 지위는 이달 말로 상실된다. 재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정 감독은 내년 정기공연 9회를 포함, 예정됐던 지휘 일정은 소화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시향 운영이 눈앞에 있기 때문에 예정된 공연 일정은 정 감독이 그대로 소화해야 한다”면서 “내년 이사회에서 1년 또는 3년 단위 재계약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재계약을 한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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