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 모(42)씨는 며칠 전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다. 추위에 배터리 성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 배터리를 충전하고 나서야 겨우 출근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차량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타이어, 부동액 등 세 가지를 꼭 확인해보라고 조언했다.
배터리창을 살펴보자
겨울에는 밤이 길어져 헤드라이트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히터, 열선 등 전기장치도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돼 최악의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닛을 열고 배터리 윗면에 엄지손톱 크기의 원형 창을 확인해야 한다. 초록색이면 정상이고 검정색이면 충전, 흰색은 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영하 10도씨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배터리가 자연 방전될 수 있으니 시중에 판매하는 배터리 보온커버로 감싸주는 게 좋다. 배터리 수명은 평균 3년이다.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자
날씨가 추워지면 타이어 내부 공기가 수축한다. 같은 양의 공기를 주입해도 여름에 비해 공기압이 줄어들어 겨울에는 적정 공기압보다 약간 높게 공기를 주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공기압 확인도 두 달에 한 번 해야 한다.
겨울에는 눈이 오거나 노면에 물이 얼어붙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타이어 마모 상태도 자주 확인해줘야 한다. 타이어는 마모 한계선이 있지만 잘 보이지 않으면 100원짜리 동전을 트레드 홈에 끼워 넣어 확인하면 된다. 이순신 장군의 갓이 완전히 보이면 교체해야 한다. 트렁크에 스노우 체인을 넣어놓는 것도 필수다.
부동액 농도도 확인하자
부동액은 엔진을 식혀주는 냉각수를 얼지 않게 하고 라디에이터와 연결된 부품들의 부식을 방지한다. 최근 차량들은 출고 시 사계절용 부동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교체할 필요가 없다. 다만 수돗물로 부동액을 보충한 적이 있으면 농도가 묽어졌을 수 있으므로 카센터 등에서 확인해봐야 한다.
워셔액도 사계절용으로 채워두는 게 좋다. 사계절용은 영하 25도씨까지 얼지 않지만 산간 등 영하 30도씨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이라면 겨울철 전용 워셔액을 사용해야 한다. 차량관리 전문회사 롯데오토케어 이상완 운용팀장은 “간혹 세차 후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는데 자동세차를 했더라도 문과 차체 사이의 물기를 반드시 닦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