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임단협 잠정합의를 바라보는 지역사회 목소리… ‘우려보다 기대’
취업준비생 “내년에는 꼭 임금피크제 확대해 청년 취업문 넓혀주길”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3일 오후부터 24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협상 끝에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올해 협상은 임금피크제, 통상임금 문제 등 교섭 의제에 대한 입장 차가 커 연내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어려운 지역경제를 고려할 때 다행스런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파국만은 피하자는 노사의 공감대와 연내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가 결국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임단협 잠정합의에 대한 울산 시민들과 협력업체, 상공계 등 지역사회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상공계가 가장 먼저 환영하고 나섰다. 울산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역경제가 어렵고 향후 전망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차의 잠정합의는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28일 노조의 찬반투표도 가결로 이어져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역 상인들도 반색이다. 상인들은 현대차 근로자들의 성과급이 풀리면 연말 연시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북구 명촌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씨(52)는 “울산지역 대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장사가 예전 같지 않은데다 다른 기업들보다 상황이 나은 현대차까지 협상 타결이 안돼 손님이 더 줄었다”며 “타결이 되면 돈도 풀리고 매출도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대차 노사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20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도 반기는 기색이다.
원청의 파업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협력업체들은 현대차의 잠정합의 소식에 한숨을 돌렸다. 잠정합의가 되지 않았다면 연말연시까지 이어지는 파업으로 회사경영에 막대한 어려움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원청업체인 현대차가 이번에 잠정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 노조의 파업으로 우리뿐 아니라 다른 모든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됐을 것”이라며 “통상적인 잠정합의보다 늦긴 했지만 교섭 재개 후 협상이 노사간 큰 갈등 없이 마무리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한 취업준비생은 현대차 노사의 임금피크제 합의에 대해 아쉬움과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준비중인 김모씨(29)는 “현대차가 임금피크제를 확대 시행하면 다른 기업에도 확산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노조가 내년 협상에서는 임금피크제가 우리 청년들의 취업문을 넓힐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대차 임단협 연내타결이 마무리되기 위해선 조합원 투표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 있다. 지역 노사전문가는 “다수의 현대차 노조원들이 연내타결을 희망해 온 만큼 잠정합의 찬반투표는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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