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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안부 기금 한국도 출자하라"…책임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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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안부 기금 한국도 출자하라"…책임 ‘물타기’

입력
2015.12.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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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日국가책임 인정없이 공동기금 만들면 문제 복잡해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하루 앞두고 양국 간 국장급 협의가 열리는 27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나눔의 집에서 박옥선 할머니가 관련 뉴스 속보를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하루 앞두고 양국 간 국장급 협의가 열리는 27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나눔의 집에서 박옥선 할머니가 관련 뉴스 속보를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군위안부 지원 기금을 한일 공동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책임 흐리기'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이 군위안부 해법 차원에서 검토 중인 기금 설립안과 관련, 일본 정부가 출자할 뿐 아니라 한국 정부에도 기부를 요구해 공동으로 기금을 만드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 등이 27일 보도했다.

앞서 일본이 1995년 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아시아여성기금(2007년 해산)은 일본 민간 모금과 정부 예산을 합친 것으로, 일본만의 기금이었는데 현재 검토중인 신설 기금은 한일 정부의 공동 기금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를 참여시킴으로써 군위안부 문제의 '최종 타결'을 담보하는 방안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피해자들이 한국에 있는 만큼 일본이 설치할 기금에 한국 정부가 일정한 관여를 할 수는 있지만 '공동기금' 구상은 일본의 책임에 '물타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 문제는 종결됐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지만 어쨌든 일본 군과 정부가 저지른 반인도적 행위에 책임을 지는 것이 기금 구상의 본질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동북아 국장 출신으로, 과거 군위안부 관련 한일 협상에 관여했던 조세영 동서대 교수(일본연구센터 소장)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이 '국가 책임'을 인정하는 전제로 공동의 기금을 만드는 것은 괜찮은 방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각의(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양국의 현안을 다루는 회담을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28일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이날 기자들에게 밝혔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각의(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양국의 현안을 다루는 회담을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28일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이날 기자들에게 밝혔다. 연합뉴스

그러나 그는 "일본이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면서 공동 기금을 만든다면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에서 잇달아 보도된 기금의 규모 논란 역시 문제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어 보인다.

일부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생각하는 기금 규모(1억 엔<9억 7천만 원>)의 20배 수준인 20억 엔(195억 원)을 한국 측이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협상 타결전 기금 규모를 둘러싼 견해 차이를 자국 언론에 알린 것은 핵심인 '국가 책임' 보다 '돈 문제'로 사안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한국이 과도한 금액을 요구한다'는 인식을 일본 사회에 확산시킴으로써 문제 해결에 대한 일본 여론의 저항감을 키울 소지도 없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등 협상에서 '본질'을 명확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세영 교수는 핵심 쟁점인 국가 책임 문제에서 애매한 봉합을 하거나 기금의 규모로 핵심 쟁점을 치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뒤 "외교는 실리가 중요하지만 그래도 '명분을 지켜달라'고 할 만한 이슈가 있다면 바로 군위안부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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