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99곳 디폴트 발생, 전년대비 65% 증가
저유가 직격탄에 에너지 기업 부도 비중 높아
올해 전세계 우량기업 중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기업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기 부진과 유가 급락에 따른 매출 감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 복합적 충격 앞에 글로벌 유수 기업도 휘청대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 집계를 인용, S&P가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우량기업 가운데 올 들어 디폴트를 선언한 곳이 99개(11월19일 현재)로 2009년(222개) 이후 연간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60개)와 비교하면 65% 늘어난 수치로, 이 중 40%(40개)가 원유 및 원자재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ㆍ천연자원 기업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기업 62개, 신흥국 19개, 유럽 13개 순이었다.
보고서는 저신용기업의 디폴트 추세는 신흥국에서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신흥국의 하이일드(고위험) 회사채 디폴트 비율은 3.8%로 미국(2.5%)보다 높았다. 4년 전엔 미국(2.1%)이 신흥국(0.7%)의 3배 수준이었다.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신흥국 기업들이 차입규모를 과다하게 늘려왔다”며 “특히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발행 규모가 커서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할 경우 내년에도 기업 디폴트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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