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자 부담 전화가 한국에서는 호응이 높지 않다. 미국에서 요금(toll)을 수신자가 부담하는 전화(toll free number)가 대중적이어서 우리도 도입한 것인데 생각만큼 인기가 없는 것이다. 영업 신장이나 광고 기법으로 사용되는 1-800-식의 미국의 수신자 번호는 이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방법이 됐다. 미국의 지역 번호는 세 자리인데 바로 이 지역 번호 대신 800이나 800대 숫자를 사용하면 수신자 부담 전화로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미국의 800번 체계를 살짝 변경하여 080-xxx-xxxx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클로버 서비스라고 부르는 것은 지극히 한국적인 이름일 뿐 영어로는 그냥 toll-free number라고 부른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예전에는 800 번호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회선이 포화상태가 되자 888, 877이 나왔고 2000년 7월에는 866번도 추가됐다. 이젠 855번호도 추가된다고 하고 앞으로 800~899번으로 얼마든지 확대될 수도 있다고 한다. 전화번호부에는 상업부(yellow pages)와 인명부(white pages)가 있는데 여기에 수신자 부담 전화 부분이 별도로 취급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어떤 여관은 800-breakfast라는 번호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다고 한다. 소비자는 시외전화 식별 번호 1에 800 그리고 breakfast에 해당하는 번호를 누르는 것이고 전화번호가 브랜드 명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 home telephone으로 인식되던 번호는 이제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land line으로 불려 구식이 됐고 휴대전화인 mobile phone이나 cell phone이 급속히 대중화되었음에도 수신자 부담 전화 번호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따라서 당장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기 쉬운 쪽은 전화 번호를 이용한 마케팅이다.
요즘에는 개인이나 가족 중심으로 이 수신자 부담 전화를 두기도 한다. 보통 일반인이 시외 전화 요금을 내는 비용보다 훨씬 싼 것도 특징이다. 1-866-체계의 장점은 전화 번호를 브랜드 이미지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차를 취급하는 자동차 딜러는 800-newcars라는 전화 번호를 보유하고 있고 800-flowers도 꽃 배달 서비스 업체로서 홍보하기 만점이다. 또 어떤 택시 기사는 800-taxiguy라는 번호의 명함을 돌리기도 한다. 이용자가 전화를 주면 호출되는 번호인데 분당 요금이 5cent도 되지 않는다. 이런 이점 때문에 동네 업체에서도 800번호 체계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그 수익이나 결과는 일반 전화 번호보다 여섯 배나 높고 요즘의 구호는 ‘Order On-line or with Toll-free Number!’처럼 쓰인다.
이에 반대되는 전화 번호는 900번이다. 한국에서는 700번 단위가 정보 이용 전화로 특별 요금을 내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900번 단위다. 모르고 사용하면 수백 달러 요금이 나오는 번호다. 그리고 미국 내의 무료 전화 800번 단위는 해외에서 전화하면 일반 전화로 바뀌는 것도 참고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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