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특집 ‘선택 2015 발라드 대통령’
백지영, 박정현 등 7명의 가수 노래 경연
“올해는 혁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우리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소개한 밴드거든요. 지금 뜨거운 사랑을 받는 게 우리 덕분만은 아니겠지만 뿌듯해요.”
26일 300회를 맞는 KBS2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스케치북’)’ 을 이끈 유희열이 최근 나왔던 출연자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인으로 혁오를 꼽았다.
혁오는 지난 8월 MBC ‘무한도전’ 의 영동고속도로가요제에 출연하기 전인 4월 ‘스케치북’ 을 통해 처음으로 지상파에 출연했다. 유희열은 이날 제작진을 통해 “처음 어떤 가수를 소개했을 때 ‘누구지? 누구지?’ 하다가 끝날 때는 박수가 터질 때가 있는데 그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며 “이건 온전히 음악의 힘”이라며 혁오의 소개에 의미를 뒀다.
2009년 4월24일 출발한 ‘스케치북’ 은 현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중음악쇼다. 편성 시간이 자정이 넘어 시청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진 못하지만, ‘스케치북’ 은 7년 여 동안 다양한 대중음악인들의 음악을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유희열은 “제일 기분 좋을 때가 가수들이 앨범을 내고 인터뷰를 할 때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스케치북’을 꼽을 때”라며 “지상파에서 하나 남아있는 음악쇼라 나태해질 때마다 우리가 이걸 잘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출연이 잦아 지며 ‘스케치북’ 이 ‘색을 잃었다’ 는 비판도 있다. 유희열은 이를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2000년대가 되면서 가요계가 많이 바뀌었다. 10~20대에게 사랑 받는 아이돌 가수들이 많아 졌고 K-POP이라는 단어도 나왔다. 이들을 배제하고 간다는 건 어떻게 보면 역차별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하나 남아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가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가수, 숨어있는 가수들까지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는 게 그의 말이다. 유희열은 “진입장벽이 높은 프로그램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지상파 순위 음악프로그램과 차별을 두기 위해 ‘스케치북’ 이 고민하는 건 차별화된 라이브 무대다. 그룹 엑소 ‘으르렁’ 의 밴드 버전 무대가 대표적이다. 유희열은 “되도록 ‘스케치북’ 에서만 할 수 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가수들에게 부탁을 한다”며 “어떻게 하면 즐겁게 좋은 음악을 소개해드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스케치북’ 제작진은 300회를 맞아 ‘선택 2015 발라드 대통령’ 이란 특집을 꾸렸다. 박정현을 비롯해 김범수, 거미, 백지영, 자이언티, 바이브 등 올 한 해를 빛낸 발라드 혹은 R&B 가수를 모와 경연을 하는 무대다. 성대 문제로 녹화에 불참한 김연우를 대신해 나온 윤종신을 포함해 7명의 가수가 사전 시민 조사를 바탕으로 결정된 곡을 부른다.
투표는 방청객이 한다. 제작진은 300회 특집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하는 만큼 크리스마스에 이별을 경험한 이들을 방청객으로 모았고, 이들 가운데 15명을 뽑아 ‘발라드 대통령’을 뽑는 투표단으로 정했다. 투표단은 4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 방송은 26일 오전 0시10분에 전파를 탄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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