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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9세 아이도 이해할 단순 어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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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9세 아이도 이해할 단순 어휘 반복”

입력
2015.12.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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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의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AP 연합뉴스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의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AP 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선두를 질주 중인 도널드 트럼프. 잇단 막말 파문 속에도 꺾일 줄 모르는 그의 인기 비결은 ‘짧고 단순한 어휘의 반복적인 사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AFP는 “공화당 대선 TV토론 중 지난 15일 토론에 출연한 후보 9명의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후보가 가장 단순한 어휘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25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90초간 발언하면서 사용한 단어 중 세 음절이 넘는 어휘의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좋다(good), 나쁘다(bad), 어리석다(stupid), 위대하다(great) 등은 아홉 살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중들에게 명확한 메시지와 확신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리아 대통령인 바샤라 알 아사드를 평가할 때에는 “나쁜 남자, 아주 나쁜 남자(bad guy, very bad guy)”라고 짧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나 정적을 묘사할 때는 ‘어리석다’(stupid)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어리석은 사람들이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X됐다’(got schlonged)와 같은 욕설도 쏟아내지만, 이미 트럼프의 말에 매료된 지지층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나머지 후보들이 세 음절이 넘는 어휘를 사용한 비율은 트럼프의 두 배인 14%였다. 특히 지지율 2위를 기록 중인 테드 크루즈 후보의 경우, 24%에 달했다. 이는 15살 정도가 돼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트럼프 다음으로 단순한 어휘를 사용한 후보는 랜드 폴 후보로, 11살 수준의 어휘를 사용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피터 로울러 베리 칼리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특정 분야에서 통찰력이 부족하거나 무지한 경우가 있지만 유권자들과 청중들은 이 부분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뉴 바움 하버드대 언론학 교수도 “일부 사람들은 단순한 수사를 정직함으로 인식하며, 오히려 정교한 연설을 기만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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