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는 트로이 길렌워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길렌워터는 24일 현재 평균 26.8점(1위) 9.4리바운드(5위) 야투 성공 9.7개(2위)로 활약하고 있다. 평균 출전 시간은 33분39초로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많다.
그러나 선수 한 명에게 쏠린 비중은 득보다 실이 컸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선수들은 길렌워터를 찾고 상대 팀은 당연히 집중 견제에 들어간다. 길렌워터가 꽉 막히면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자꾸 생겼다.
최근 잇달아 4쿼터에 무너지며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LG는 24일 전주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의미 있는 1승을 따냈다. 길렌워터가 전반에 파울 3개로 3쿼터 내내 벤치를 지키는 사이 전세를 뒤집었다. 41-45로 끌려 가던 경기를 3쿼터에만 28점을 몰아치며 69-67로 역전했다. 김영환이 3점슛 3개로 9점을 넣고 샤크 맥키식이 7점, 유병훈과 한상혁이 4점씩 8점을 합작했다. 높이에서 열세를 보일 법도 했지만 8-9로 대등하게 싸웠다.
경기 막판에는 또 길렌워터 없이 싸웠다. 4분8초를 남기고 하승진과 리바운드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5번째 반칙을 길렌워터가 했다. 86-79로 앞서던 경기는 졸지에 93-90까지 쫓겼지만 종료 50초 전 샤크 맥키식의 2점으로 한숨을 돌린 뒤 95-92로 앞선 종료 29초를 남기고는 김영환의 레이업 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김진 LG 감독은 경기 후 "길렌워터가 나갔을 때 국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준 것 같다"며 이날 승리의 의미를 부여한 뒤 "길렌워터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국내 선수들 역할이 더 나와야 한다. 그래야 길렌워터도 보다 편히 할 수 있고 체력을 아낄 수 있다. 공수에 걸쳐 국내 선수들이 더욱 적극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추승균 KCC 감독은 "길렌워터가 빠졌을 때 신장이 작은 골밑을 공략하자고 했는데 잘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전주=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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