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연휴를 앞둔 23일(현지시간) 강력한 토네이도가 미국 중남부를 강타해 7명 이상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미국 언론이 24일 전했다. 빠른 속도로 동진중인 토네이도는 대서양과 인접한 미 동남부와 중북부지역에도 피해를 안길 것으로 기상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안긴 토네이도는 미국 아칸소ㆍ루이지애나ㆍ미시시피ㆍ테네시주를 휩쓸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강풍과 폭우, 강력한 소용돌이를 동반한 이번 토네이도에 대해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선언했다. 토네이도 관측에서 이런 선언이 나온 것은 1년 반만이다.
수십 개의 토네이도가 발달해 중남부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사상자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미시시피주에서는 4명이 목숨을 잃었고, 테네시주(2명)와 아칸소주(1명)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빌 럭켓 미시시피주 클락스데일 시장은 “피해가 엄청나다”며 “나무에 박힌 철판조각들을 비롯해 전복된 비행기들, 파손된 건물 등이 즐비하다”고 전했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대형 할인판매점 타깃에서는 토네이도 대피 사이렌이 울리자 소비자와 직원들이 상점 뒤편 대피처에 한데 모인 장면이 포착됐고, 앨라배마주 앨라배마 버밍엄대학은 대학병원만 열고 모든 학사 일정을 중단했다. 조지아주는 폭우 예보에 따라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41번 고속도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기상전문가들은 강력한 토네이도의 원인으로 올 겨울 북반구의 이상고온 현상을 주도하는 역대급 엘니뇨를 꼽았다. 엘니뇨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그 결과 토네이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미국 동부지역 절반 이상이 평년보다 훨씬 높은 21℃의 초여름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보돼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리라던 연말연시 미국 이동인구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뉴욕의 라과디아ㆍJFKㆍ뉴어크 등 3개 공항에서만 23일 오후 10시 30분 현재 비행기 275편의 출ㆍ도착이 취소됐다. 강물 범람으로 인한 홍수피해 우려에 따라 자동차 운전자의 이동도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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