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부터 보석까지 사후 면세점, 지역 경제 활성화 대안으로 주목
제주 JSM 등 기업형 사후면세점 등장, 지자체 협조 및 자본 유입으로 대형화
중국인 관광객들의 증가로 사후면세점이 신유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즉시환급제도가 사후면세점 업계 성장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사후면세점은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대형화, 전문화 되고 있는데 이번 제도의 시행으로 쇼핑객들의 세금환급 절차 불편이 다소 해소되면서 사후면세점 시장 확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24일 기획재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사후면세점 즉시환급제도가 시행되면 외국인관광객은 체류기간 내 물품가격 10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 건별로 20만원 미만은 시내 면세판매장에 세금을 제외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사후면세점 이용객 5명중 1명이 시간부족이나 불편함 등의 이유로 환급을 포기할 정도로 사후면세점 최대의 불편함으로 꼽혔던 공항 출국장에서의 세금 환급 문제가 제도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후면세점(tax free)은 지난 8월 기준 8,900여개에서 불과 4개월여만에 1만700여개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후면세점은 부가세·특별소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는 매장 형태로 사업자는 국세청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면세 혜택’이라는 강점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동시에 관세청 허가가 아닌 국세청 등록으로 영업이 가능해 사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장점이 있다.
물론 사후면세점(tax free)은 롯데, 신라 면세점 등 사전면세점(Duty free)에 비해 규모 및 입점 브랜드 측면에서 현실적인 외형적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번 즉시환급제도가 시행되면 관광객 소비자들이 호소했던 사후면세점의 제도적인 불편함은 말끔히 없어지게 된다.
사후면세점은 최근 방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수혜를 입으면서 대규모 자본의 유입과 동시에 지자체가 사후면세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전문화 되며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네오이녹스엔모크스는 지난 5일 인천국제성모병원내 복합테마파크인 메디컬테마파크몰(MPT Mall)에 네오사후면세점을 개장했다. 병원 내 사후면세점이 입점하는 것은 첫 사례다. 네오사후면세점이 들어선 메디컬테마파크몰은 카톨릭 관동대 인천국제성모병원, 시니어타운 마리스텔라과 함께 메디컬 테마파크를 형성하고 있다. 네오사후면세점은 MTP몰 지하 1층 1996㎡(605평) 규모로 화장품, 생활용품, 건강식품, 의료기기용품 등 300여 종류의 상품이 입점됐다. 네오이녹스앤모스크는 MPT몰 1층 전층과 지하1층 500평 규모로 면적을 확대하고 악세사리 200여종과 명품 300여종을 추가로 입점 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신촌과 동대문 지역을 중심으로 사후면세점 2호점을 개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엘아이에스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제주도에 도내 최대 규모 사후면세점인 JSM 백화점 영업을 지난 8월 시작했다. 사후면세 백화점 JSM은 엘아이에스가 지난 5월 인수 뒤에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오픈했다. 1층에는 명품 매장, 2층 화장품 매장, 3층 한류 특화상품 매장으로 구성됐다. 엘아이에스는 제주에 JSM 사후면세점의 오픈을 계기로 추가로 8개의 매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강원도도 사후 면세점 ‘부띠 아울렛’을 지난 4월 개장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018 평창 겨울 올림픽’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사후 면세점 등 쇼핑시설 유치에 나섰고 지난해 4월 명품 수입 전문
업체인 디엘이노베이션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부띠 아울렛은 알펜시아 웰컴센터 인근에 248.67㎡의 A관(의류관)과 333.01㎡의 B관(명품관)으로 자리잡았다. 명품 패션상품을 비롯해 화장품, 명품 악세사리 등을 판매한다. 그외 강원도 특산품을 선보인다.
익산시에서는 익산시 주얼팰리스 보석판매 업소들이 연합해 해외관광객을 겨냥한 사후면세점을 개점했다. 14K골드 이상의 귀금속인 파인 주얼리부터 패션주얼리,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보석제품을 판매한다. 주얼팰리스 회원 업체들은 지난 4월 16일 주얼팰리스내에 백제면세점이 개장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후면세점 개점을 추진했다. 특히 왕국보석테마관광지는 전북 대표 관광지로 선정돼 향후 10년 동안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개발될 예정이다. 이때문에 익산시에서도 이번 보석 판매 전문 사후면세점 개장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는 내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맞아 사후면세점(면세판매장) 지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귀금속, 한복, 은공예, 축제 캐릭터상품 등 충장로상점가의 특성을 살려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가장 많은 수혜를 얻는 업계가 면세점인데, 그 수혜는 일반 면세점 뿐 아니라 사후 면세점도 받고 있다”라며 “이때문에 사후 면세점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고 동시에 지자체에서도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사후 면세점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객실과 연회 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 호텔업계도 사후면세점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5년짜리 허가와 대규모 자금을 들여야 하는 사전면세점보다 비교적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 호텔 관계자는 “면세점 선정 및 대규모 자본투입과 사업기간 만기 등의 부담이 있는 사전면세점과 다르게 사후면세점은 상대적으로 운영이 수월하다.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사후면세점사업을 충분히 검토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즉시환급금제도의 시행은 건별 20만원 미만 구매에 대해 세금을 제외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장품 등 객단가가 높지 않은 품목들이 이번 제도 시행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뷰티한국 생활경제팀 garden@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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