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눈 화장으로 권력욕을 드러냈다가 죽음을 맞았던 길태미 역의 박혁권이 부활했다. 22일 방송(24회)된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박혁권은 길태미의 쌍둥이 형제 길선미로 재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경박한 말투와 웃음은 버리고 진중한 검의 고수 길선미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달 30일 방송(17회)에서 길태미는 죽음을 아는 듯 자신을 잡으러 온 군사들을 향해 “조금만 기다려, 나 눈 짝짝이 되면 너희들 다 죽는다”며 붓으로 눈 화장을 고치는 강렬한 장면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렇게 한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혁권은 이방지(변요한)와 칼을 겨뤘지만 승부를 내지 못한 길선미로 변신해 “칼을 잡고 살다 보면 다시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중성미를 뽐내던 길태미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연이어 길선미는 이방지에게 “오늘부터 네 생이 끝날 때까지 네 어미에 대해 관심을 끄고 살거라. 연향이라는 이름을 입 밖에 꺼내서도 아니 된다”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기기도 하고, 이방지의 무술 스승인 장삼봉(서현철)을 찾아가 “이방지를 지켜달라”며 알 수 없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혁권의 1인2역 연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이날 방송에서 분이(신세경)가 길선미를 보고는 “어, 길태미?”라며 놀라자, “아이 진짜, 얼마나 나대고 다닌 거야”라며 길태미를 원망하는 연기는 압권이었다. 박혁권의 능청스런 연기가 웃음을 유발시켰을 정도.
사실 길선미는 지난 10월13일 방송(4회)에서 온화한 품성을 드러내며 깜짝 등장한 적이 있다. 이 때부터 시청자들은 박혁권의 1인2역 연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려온 시청자들로서는 길선미의 재등장이 무척이나 반가운 모양이다. 네티즌들은 박혁권을 향해 “진정한 신스틸러!”라며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연기도 공부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열심히 노력하고 연구했다는 게 느껴진다”(ja*****), “박혁권씨 연기는 SBS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기에 충분하다”(ch***), “드라마는 늘어지고 재미없는데 박혁권이 그나마 잔잔한 볼거리를 주고 있다”(ud***) 등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관련 기사 댓글로 올렸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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