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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닮은 삼성 등...CEO 닮은 대기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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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닮은 삼성 등...CEO 닮은 대기업 이미지

입력
2015.12.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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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 상당수는 이미지 광고에 많은 공을 들인다. 오래 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LG그룹의 '사랑해요 LG'와 삼성그룹의 '또 하나의 가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기업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이러한 광고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대학생들의 기업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룹 대표의 이미지와 성향'(38.2%), '그룹의 주요 사업 분야'(36.3%)였다. '매체를 통한 광고'와 '언론의 기사'는 각각 14.9%, 6.3%로 기업 이미지 형성에 큰 도움이 안됐다.

잡코리아는 최근 대학생들이 기업에 갖고 있는 이미지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11월 24일부터 12월 5일까지, 남녀 대학생 952명을 대상으로 했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훤칠한 키와 깔끔한 외모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은 21일 삼성로직스의 제3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 부회장. 연합뉴스 제공

■ 이재용 부회장과 닮은 삼성 이미지

삼성에 대한 대학생들의 이미지는 30대 초반의 키가 크고 유행에 민감한 정장 차림을 한 지적인 분위기의 남자였다. 삼성의 담당업무로는 연구개발을 떠올렸다.

이 모습은 전형적인 엘리트 직장인이다.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사실이 여기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한다는 이미지는 휴대전화, 반도체 등 전자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오너가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도 이러한 이미지 구축에 일조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은 깔끔한 인상에 키가 180cm 중반 정도이다. 대학생들이 떠올린 삼성의 이미지와 유사하다.

■ 중공업 기업 현대차·포스코는 남성성 뚜렷

현대차와 포스코그룹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철강, 건설 등 중공업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그룹이다. 때문에 올 3분기 기준 정규직 남녀 직원 비율이 현대차그룹의 대표 기업 현대자동차가 5만9,658명/2,868명, 포스코가 1만5,617명/847명으로 남성 편중이 두드러진다.

이는 실제 대학생들의 기업 이미지에도 반영됐다.

현대차는 근육질 체형에 사각형 얼굴을 가진 30대 초반 남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직업은 연구개발직, 생산직으로 양분됐다. 복장은 유행에 민감한 정장 차림이었다.

포스코는 보통 체형의 170cm대의 키를 가진 30대 후반 남성의 이미지였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연구개발직과 생산직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그밖에도 두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공통적으로 '강인함'이 있었고, 현대차가 '보수적', '권위적', 포스코가 '남성스럽다' 등으로 나타났다.

■ SK·LG는 자유로운 20대 남성

국내 통신업계 1위인 SK와 가전 분야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LG는 20대의 젊은 남성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SK는 보통 체형에 유행에 민감한 정장 차림의 20대 후반 남성의 이미지였다. 연구개발직이 가장 많았지만 판매서비스직도 많은 편이었다. SK하이닉스 등 IT 업종과 SK텔레콤 등 통신 판매업이 SK 이미지를 좌우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 최태원 SK 회장의 차녀 최민정 중위는 2014년 사관후보생에 합격, 훈련 후 임관했으며 최근에는 아덴만 파병까지 다녀왔다. 사진은 23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서 열린 입항 환영식에 참석해 경례를 하는 최중위. 연합뉴스 제공

LG는 SK보다 좀 더 어린 이미지였다. 둥근 얼굴형의 보통체형, 170~174cm의 키와 유행에 민감한 정장차림의 20대 초반 남성이다. 직업은 SK와 마찬가지로 연구개발직, 판매서비스직이었다. LG전자와 LG텔레콤이 기업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K의 젊은 이미지는 최태원 회장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 최 회장은 1960년생으로 나이가 적지는 않지만 현직 오너 중에서는 상당히 젊은 편이다. 최근에는 차녀인 최민정씨가 해군장교 임관 후 해외 파병을 거쳐 중위에까지 임관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여론을 타기도 했다.

■ 오너 곤경에도 롯데ㆍCJ는 젊은 여성

'유통 공룡' 롯데와 '문화 기업' CJ의 이미지는 20대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롯데에 대한 이미지는 마치 백화점의 판매원 같았다. 역삼각형 얼굴형에 키는 160cm대 후반으로 유행에 민감한 정장 차림의 20대 후반 여성이다. 직업도 판매서비스직이었다.

CJ도 유행에 민감한 차림의 판매서비스직 이미지를 가졌지만 20대 초반이었다. 얼굴도 둥근형이었으며 키도 170cm 초반의 날씬한, 세련된 여성이었다.

이는 CJ의 사업 분야 중 CJ CGV, CJ E&M 등 미디어 부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CJ의 자회사 중 CJ올리브네트웍스가 화장품 매장인 올리브영을 운영한다는 점도 CJ의 직업을 판매서비스직으로 본 것과 연관이 있다.

롯데는 올해 경영권 분쟁 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지만 기업 이미지에 끼친 영향은 적었다. 아직 1922년생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실질적 경영자인 신동빈 회장이 1955년생인데도 불구하고 롯데를 젊게 봤기 때문이다.

CJ도 이재현 회장에 대한 재판으로 받은 영향은 적은 것으로 보였다. 다른 기업과는 달리 '보수적' '권위적' 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적었던 것. 이 회장은 2013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인한 구속, 신경근육계 희귀병 투병과 수술 등 내우외환에 빠져있다. 아직도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했다.

▲ 최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가 신 회장의 정신 건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법원에 후견인을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난 신 회장. 연합뉴스 제공

▲ 이재현 CJ 회장은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11월 재판에 출석하는 이 회장. 연합뉴스 제공

■ 대기업 높은 문턱에 권위적, 보수적 많아

많은 대학생들이 7대 기업의 이미지로 '권위적', '보수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2011년 조사보다 월등히 늘었다.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을 대학생들이 대기업의 높은 문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권위적, 보수적이라는 이미지가 대기업을 어렵게 생각한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잡코리아의 관계자는 "요즘 대학생들은 졸업유예나 취업재수 등이 일반화됐을 만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것이 대학생들이 기업 이미지를 갖는 과정에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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