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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공개 싫어” 총수 일가 등기이사 등재 또 줄어

입력
2015.12.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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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 순위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 순위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상장회사에서 등기임원의 고액 보수 공개가 의무화되면서, 대기업 총수 일가가 소속 회사 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비율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총수의 책임경영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3일 낸 2015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40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1,356개 중에서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294개사(21.7%)로 집계됐다.

특히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연간 5억원 이상을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의 보수 공개가 의무화된 후, 총수 일가 이사 등재 비율이 확 줄었다. 2013년 이 비율은 26.2%였으나, 지난해 22.8%로 떨어졌고, 올해는 다시 1.1%포인트 감소했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비율도 전체 계열사의 7.7%에 그쳐, 2013년 11.0%, 지난해 8.5% 등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삼성 SK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신세계 등 13곳은 총수가 그룹 내 계열사 단 한 곳에도 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총수 일가 이사 등재 비율이 높은 대기업집단은 부영(86.7%) 세아(71.4%) 현대(68.4%) 대성(56.5%) 한진중공업(55.6%) 순이었고, 이사 등재 비율이 낮은 곳은 미래에셋(0%) 삼성(1.5%) SK(2.4%) 신세계(3.4%) 한화(3.8%) 등이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소유-경영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 현실에선 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아도 총수가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총수가 이사회에서 빠지는 것은 책임 경영 기조가 후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헀다.

한편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실제 이사회 안건에 반대해 이사회 통과를 무산시킨 사례는 0.24%에 그쳐, 지난해(0.26%)보다 비율이 줄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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