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유권자들이 화내지 않을지, 경력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지 불안도 있다. 하지만 의원이 솔선해 남성의 육아참여가 진전되지 않는 현 상황을 바꾸고 싶다.”
일본 자민당의 소장파 의원이 국회에선 전례가 없는 ‘아빠 육아휴직(휴가)’을 하겠다고 나서 화제다. 부부 국회의원인 미야자키 겐스케(宮崎謙介ㆍ34) 중의원 의원(자민당ㆍ재선)은 내년 2월쯤 예정된 부인 가네코 메구미(金子惠美ㆍ37) 중의원의 출산에 즈음해 1,2개월 가량 육아휴가를 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NHK가 22일 보도했다.
중의원규칙에 따르면 출산 때 의원은 일정기간을 정해 회의에 결석할 수 있지만, 육아휴가에 대한 별도규정은 없다. 때문에 미야자키 의원은 출산에 즈음해 한동안 본회의가 열리는 날마다 의장에 결석계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휴가를 얻을 생각이다.
이에 대해 중의원사무국은 “남성의원이 육아를 위해 일정기간 계속 국회를 결석한 예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미야자키는 뜻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료 자민당 의원들과 함께 내달 연구회를 발족시켜 규칙 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2003년 와세다(早稻田)대 상학(商學)부를 졸업한 미야자키는 일본생명보험 직원 등을 거쳐 2012년 교토(京都) 제3구에서 처음 당선됐고, 작년 12월 재선에 성공했다. 흥미롭게도 미야자키의 소속단체나 전력을 보면 일본의 양성평등에 관심을 가져온 이른바 ‘진보진영’과는 거리가 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의원모임’ ‘신도(神道)정치연맹’ ‘창생일본’ 등 보수진영 모임에 가입돼 있다. 또 부부가 각자 성(姓)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에 ‘찬성과 반대 어느 쪽이라 말할 수 없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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