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생 90%가 스마트폰 사용
학습지처럼 단순 정보 제공 아닌
모르는 문제에 즉각적인 피드백
게임하는 형식 등 형태도 다양
수험생들 사이에선 ‘필수앱’ 인기
서울의 한 일반고 3학년인 황모(18)양은 지난달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듣기 분야에서 만점을 받았다. 지난 6월 모의평가까지 영어 시험에서 2~3개씩 틀렸던 점을 감안하면 반전인 셈이다. “여름방학 때부터 스마트폰에 EBS 듣기평가 앱을 다운로드 한 것이 점수를 높인 비결”이라고 소개한 황양은 최근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학교수업과 학원강의, 인터넷강의 등 전통적인 공부방식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공간적 제약이 사라진 스마트폰 앱을 통한 학습이 새로운 학습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을 둔 주부 임자경(37ㆍ서울 강동구 명일동)씨는 최근 한 영어교육전문업체에 학습지를 신청하면서 이런 ‘변화’를 실감했다. 업체가 학습지 대신 학습전용 태블릿 PC를 지급하자 어리둥절했다는 임씨는 곧 상황을 파악하게 됐다. 임씨는 “스마트폰에 학부모용 앱을 내려 받으면 아들의 학습현황과 시험 결과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며 “학습에 방해가 되는 게임 등 다른 기능을 차단하는 등 활용하기 따라 아이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흐뭇해했다.
이같은 교육용 앱의 성장은 중ㆍ고등학생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을 쓸 정도로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된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청소년들이 즉각적인 피드백에 익숙하다는 점도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했다. 수험생 신모(18)군은 “ 주위에 스마트폰 학습앱 한두개씩 깔지 않은 친구들은 거의 없다”며 “시간을 아끼면서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는 앱은 친구들 사이에서 필수앱으로 통한다”고 전했다. 부담 없는 앱 이용료도 교육용 앱 보급에 일조했다. 지난해 보급된 ‘EBS스마트리스닝 앱’은 16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는데 월 이용료는 커피 한 잔 값(5,900원) 정도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제주도 고교생들이 이 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교육 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앱 개발업체들은 수요에 맞는 다양한 교육용 앱을 내놓고 있다. 영어동화를 중심으로 하는 어린이 영어교육 앱, 초등학교 과학 원리 가운데 힘ㆍ운동에 대한 개념을 쉽게 설명한 학습 앱, 사용자들끼리 문제를 내며 게임을 하는 형식의 외국어 학습 앱 등으로 분야도 세분화되고 있다. 학원들도 앱을 통해 수업일정 변경, 출결사항, 학습현황 등의 정보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제공한다. 최근에는 개개인이 모르는 문제의 해답을 게시하면 다른 사람들이 정답을 올리는 이른바 ‘집단지성’을 이용하는 커뮤니케이션형 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50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은 한 커뮤니케이션형 앱 개발ㆍ운영사 관계자는 “과거의 교육용 앱이 단순하게 정보를 제공하면 학습자가 받아들이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서로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진화했다”며 “학원이나 인터넷강의 등의 수강료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교육용 앱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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