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79ㆍ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60ㆍ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8년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FIFA 윤리위원회는 21일(한국시간) “이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남용했다”며 2011년 블라터 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에게 FIFA자금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지급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이어 블라터 회장에게 5만 스위스프랑(약 5,916만원), 플라티니 회장에게 8만 스위스프랑(약 9,46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이들이 이해 상충과 성실 위반, 금품 제공 등에 대한 윤리위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향후 8년간 축구와 관련된 일체의 활동이 금지된다. 특히 내년 2월26일 치러지는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던 플라티니 회장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에 따라 FIFA 차기 회장에 누가 오를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플라티니 회장의 낙마로 차기 회장 후보는 5명으로 압축됐다. 알리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프랑스 전직 외교관 제롬 샹파뉴, UEFA 사무총장인 스위스 출신 지아니 인판티노,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치인 토쿄 세콸레 등이다. 이 중 알 후세인 왕자와 알 칼리카 회장의 각축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알 후세인 왕자는 지난 5월 회장 선거에서 블라터에 맞섰다가 1차 투표에서 73-133으로 패한 뒤 기권했지만, 반 블라터 진영의 선두 주자다. 이와 달리 알 칼리파 회장은 지난 5월 선거에서도 블라터 회장을 지지하는 등 블라터 추종자로 알려져 왔다. 블라터 회장이 축구계에서 퇴출되더라도 그동안 구축한 인맥을 바탕으로 FIFA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알 칼리파 회장을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파리 테러 등으로 유럽에서 반 이슬람 정서가 커지면서 유럽의 표가 어떻게 뭉치느냐에 따라 다른 후보가 두각을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이들은 윤리위 결정에 항소할 뜻을 밝히면서 여전히 긴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플라티니 회장으로선 내년 2월 차기 FIFA 회장에 출마하려면 이번 결정을 뒤집어야만 한다. 플라티니 회장은 1999년부터 2002년 사이 FIFA 기술고문으로 일했던 임금을 당시 FIFA 재정상황상 다 받지 못했다가 뒤늦게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계약서가 없다는 것에 대해선 ‘구두 약속’이라는 말로 변명해왔다. 앞서 진행된 청문회에서도 양측은 2011년 주고받은 200만 스위스프랑은 플라티니가 1999~2002년 FIFA 회장 자문역할을 한 데 대한 급여로, 블라터의 승인을 거친 것이라고 항변했다. 허경주기자 fairi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