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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올해는 애기봉 점등 안 하고 평화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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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올해는 애기봉 점등 안 하고 평화기도회”

입력
2015.12.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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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치의 상징이자 우리 사회에서 보혁 논란을 촉발했던 애기봉 등탑. 진보ㆍ보수 기독교계와 김포주민대책위원회가 애기봉 등탑 점등을 놓고 벌여온 갈등을 막고자 올해는 점등을 하지 않기로 하는 대신 ‘애기봉 평화기도회’를 열었다.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 반대 측인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민통선평화교회, 전단살포및애기봉등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와 찬성 측인 기독당, 애기봉십자가등탑재건위원회는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부터 애기봉 성탄트리와 관련한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문에서 “애기봉 등탑 점등 문제는 해마다 분쟁의 씨앗이 됐고 점등을 반대한 일부 목사들과 지역시민활동가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집시법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사회 법정에 피의자로 서야 하는 아픔을 파생시켰다”며 “진보ㆍ보수 기독교단체 및 김포지역 주민들과의 충돌을 피하고 소모전이 아닌 남북화합의 성탄트리로 견인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기자회견 직후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애기봉 성탄절 축하 평화기도회’를 개최했다.

기독교계는 ‘평화와 상생의 남북 평화의 십자가등탑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내년부터 매해 12월 남북 당국에 ‘평화십자가 남북 동시 점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일방적인 점등 행사가 아닌 남북의 동시 점등 행사를 촉구하겠다는 의미다.

1971년 경기 김포시 애기봉에 설치된 등탑은 2004년 점등이 중단됐다. 그러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보수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점등을 주장, 2010년과 2012년 12월 점등 행사가 재개됐다. 정부는 점등 행사를 주최하겠다는 기독교단체의 신청이 들어올 경우 국내외 상황을 판단해 허가 여부를 결정해 왔다. 하지만 매년 12월이면 점등 찬반 단체간 갈등이 심해지고, 북한 도발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자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안전상의 이유로 철탑을 철거했다.

민통선 평화교회 이적 목사는 “지난해도 보수단체들은 철거된 철탑 주변에 트리를 설치한 뒤 정부에 점등 허가까지 받았었다”며 “올해는 양측 모두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평화와 상생의 뜻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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