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오른쪽). /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박병호(29ㆍ미네소타)와 김현수(27ㆍ전 두산)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 가세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도전 후보 이대호(33ㆍ전 소프트뱅크)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병호는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김현수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해 일사천리로 빅 리그 입성에 성공했지만 이대호는 감감 무소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 잔류나 국내 복귀설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대호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미국 진출이다. 미국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와 언론 보도는 다소 싸늘하다. NBC 스포츠 등 미국 언론은 최근"한 구단이 이대호에게 2년간 400만~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박병호가 4년 1,200만달러, 김현수가 2년 700만 달러(예상)에 계약한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 석간 후지는 한 술 더 떠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체중 때문"이라고 혹평을 했다. 이 신문은 "이대호는 올해 일본에서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2리에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면서도 "하지만 130kg의 몸무게로 인한 통통한 체형으로 야구계에서는 '뛰지 않았다. 괜찮은 거냐'라는 소리가 오르내렸다. 이것이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도 미국 구단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 놨다. 물론 일본 입장에서는 그들이 자부하는 리그를 떠나겠다는 이대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대호의 가장 큰 걸림돌 역시 수비와 주루인 건 사실이다.
이대호의 에이전트측은 여전히 "(미국) 4, 5개 팀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기류를 전하고 있다. 이대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롯데 소속으로 1,150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3할9리, 1,250안타, 225홈런, 809타점, 611득점으로 발군의 성적을 거뒀다. 이어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는 일본 오릭스(2012~2013년)와 소프트뱅크(2014~2015년) 유니폼을 입고 570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 622안타, 98홈런, 348타점, 242득점을 올렸다. 특히 올 시즌에는 소프트뱅크의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한국인 최초의 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KBO리그와 일본 무대까지 방망이 하나로 평정한 이대호이기에 미국 진출의 관건은 결국 몸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돈보다 주전으로 뛸 팀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결코 저렴한 금액에 계약을 할 '급'은 아니다. 이대호가 원하는 수준은 3년 1,500만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대호는 내년 1월4일 개인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문제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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