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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여신강화-금리인상, 3단 콤보에 꺼지는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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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여신강화-금리인상, 3단 콤보에 꺼지는 부동산

입력
2015.12.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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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예상이 틀린 걸까? 부동산 시장에 적생 경고등이 들어왔다.

10여일 전만해도 부동산 시장이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은행권이 여신 심사를 강화하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시장은 이미 쿨다운(진정세)을 지나 냉각기가 시작됐다. 개포동 재건축 단지는 '금싸라기'·'대박'·'로또'로 불리며 기대심리가 컸던 단지다. 그런데 최근 매매가격이 2,000만∼4,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문제는 시장 분위기다. 차갑다 못해 엄동설한이다.

개포동 아파트 49㎡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9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9억원을 지키기도 어렵다.

▲금융 비용에 대한 공포, 매매 사라져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위험신호를 보내는 것은 잇단 금융악재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과잉 논란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1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17일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의 3단 악재가 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강남불패'라는 별명이 붙은 강남·서초·송파구마저 영향을 받으면서 매매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 계절적으로 구매자가 없는 것이 문제다. 판매자가 가격을 낮춰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하락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송파구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작년 이 맘 때와 다르다. 매매가 거의 중단됐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위례신도시 입주영향으로 송파 일대에 나와 있는 전세 아파트도 시세가 1,000만∼2,000만원 하락했는데 들어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비강남권은 더욱더 위축됐다.

노원구 상계동의 경우 전세난을 피해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요가 사라졌다.

상계동 P공인 대표는 "대출 규제 방침이 예고되면서 이달 들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나와 있는 매물도 호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사려던 세입자들이 원리금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자 매수 의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안개, 전세 매물 늘어날 것

12월 초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은 이 정도로 위축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정반대로 흘러갈 조짐이다.

위험지역으로 평가되던 서울과 먼 지역은 물론 서울 중심부와 강남도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 전망은 부정과 긍정으로 양분되고 있다.

부정적인 시각은 한국인 특유의 '쏠림 현상'에서 시작된다. 심리적인 두려움이 오지도 않은 위험을 현실화시킨다는 얘기다.

부동산 관계자 B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면 아무리 진실을 얘기해도 소용 없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지만 쏠림 현상이 시작되면 막을 수 없다"며 "이번에 들어온 경고등을 마치 현실로 착시할 가능성이 많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시각도 충분히 많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에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전세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 센터장은 "집값이 단기간에 걸쳐 떨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세 수요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 C는 "금리가 올라가면 매매가 어렵긴 하겠지만 전세시장이 알맞은 가격에서 활발해 질 수 있다"며 "전세시장이 부동산 폭락을 막을 브레이크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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