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서는 대신 퓨처스(2군)와 육성팀(3군)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며 유망주 육성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넥센 구단은 "미국 메이저리그 팜 시스템에 기반한 넥센만의 전략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지난달 초 뉴욕 양키스 외야수 출신의 쉐인 스펜서 필드 코디네이터(기존 2군 감독 역할) 등 퓨처스팀에만 총 4명의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선임한 것이다. 넥센에서 뛰었던 브랜든 나이트는 투수 코디네이터를 맡았고, 투수 인트스럭터에는 데럴 마데이, 퓨처스 배터리코치로는 아담 도나치가 선임됐다.
'필드 코디네이터'라는 직함부터 새롭다. 이장석 넥센 구단 대표는 이에 대해 "기존 2군 감독은 1군 감독의 지시 수행부터 경기 운영까지 신경을 쓸 부분이 많다.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는 선수들의 경우, 코칭스태프의 지시가 달라져 혼란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각각의 선수들에 대해 팀 내에서 꾸준히 지켜봐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코디네이터의 경우 각 선수의 입단부터 훈련 과정까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별 선수 맞춤 성장 플랜을 짜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넥센은 수 차례 면접 끝에 스펜서 영입을 확정 지었다. 현재는 필드 코디네이터와 2군 감독을 겸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역할도 따로 분리해 더 세밀한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장석 대표는 "스펜서의 경우 본인이 먼저 2군 감독과 겸임을 하겠다고 했다. 선수를 빨리 파악하기 위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2군 경기도 맡고, 육성 총괄도 하게 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과도기이고 궁극적으로는 2군 감독과 코디네이터의 겸임은 안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 동안 리그에서도 돋보이는 유망주들을 대거 키워낸 넥센이기 때문에 이번 퓨처스팀 개편에 더욱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넥센은 2012년 신인왕 서건창을 배출했고, 2013년에는 데뷔 2년차 한현희가 홀드 1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조상우가 불펜 투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고, 올해는 유격수 김하성이 샛별로 떠올랐다.
물론 한국 생활 경험이 없는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선임은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다. 이장석 대표 역시 "적응에 대해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긴 하다"고 했다. 하지만 '믿음'을 갖고 있다. 스펜서 코디네이터는 선수 은퇴 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샌디에이고 산하 싱글 A팀인 레이크엘시노어에서 타격코치를 맡았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는 독립리그팀인 소머셋에서 타격코치를 수행했다. 이 대표는 "독립리그의 환경이 녹록지 않다. 이미 거기에서 단련이 됐기 때문에 한국 생활에도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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