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산차 같지 않은 제네시스의 기함 ‘EQ900’ 시승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산차 같지 않은 제네시스의 기함 ‘EQ900’ 시승기

입력
2015.12.21 04:00
0 0
18일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 'EQ900'의 모습. 현대차 제공
18일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 'EQ900'의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 ‘EQ900’이 9일 출시와 동시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진정한 고급세단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고급 브랜드와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현대차 발표에 대한 기대와 “그래 봤자 국산차일뿐” “1억원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는 등 냉소가 엇갈리고 있다.

‘도대체 어떤 차일까’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18일 ‘EQ900’을 시승해 보니 현대차에 대한 고정관념이 완전히 무너졌다. 비행기 1등석을 연상케 하는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내부부터 힘이 넘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까지 ‘과연 국산차인가’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을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남양주-동산 톨게이트)를 거쳐 춘천 동산면 로드힐스 컨트리클럽을 왕복했다. 갈 때 직접 운전했고 올 때 뒷좌석을 체험했다. 시승차는 3.3 터보엔진을 장착한 ‘프리미엄 럭셔리’에 뒷좌석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가 옵션으로 추가된 모델이었다.

시승 전 살펴본 앞모습은 강렬했다. 전면의 절반을 차지하는 육각형 그릴과 바람의 흐름을 떠올리게 하는 헤드램프의 주간 주행등에서 대형 세단이 주는 위압감과 스포티함이 느껴졌다. 옆면은 운전석 앞쪽 A필러에서 부드럽게 상승하던 곡선이 지붕을 타고 뒷좌석 옆 C필러부터 트렁크까지 떨어지며 완결성을 갖는다. 이 곡선은 보닛부터 도어를 거쳐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직선을 더 도드라지게 했다.

운전석에 앉아 도어 앞쪽 좌석 메모리 버튼 옆의 ‘스마트’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에 신장, 앉은키, 몸무게를 입력하는 창이 표시됐다. 각 항목별로 정확한 숫자를 입력하는 게 아니라 신장 ‘153~157㎝’, 몸무게 ‘49~59㎏’ 식으로 구간별 수치를 입력하는 방식이어서 어렵지 않다. 숫자 입력 후 ‘추천 자세 이동’ 버튼을 누르면 좌석 높이, 등받이 각도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의 위치, 아웃사이드 미러, 계기판 위 전면창에 속도 등을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각도까지 알아서 자동으로 조정됐다.

고속도로 진입 후 계기판에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라는 글자가 표시됐다. 이 시스템은 설정된 속도 이내에서 앞 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을 벗어나지 못하게 스티어링 휠을 알아서 돌려주는 장치가 추가됐다. 아직은 도로교통법이 자율주행차를 반영하지 않아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법 위반이기 때문에 경고음이 울린 뒤 수동 운전으로 전환된다. 특히 이 시스템은 길안내장치(네비게이션)와 연동돼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으면 알아서 규정 속도 이내로 감속한다.

고속주행 승차감은 수준급이다. 시속 100㎞를 넘어도 바람이 차창을 스치며 발생하는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노면 소음도 잔잔하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앞 차에 2~3m 이내로 바짝 따라 붙자 ‘추돌 주의’ 가 표시되며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켰다. 국도와 만나는 지점에서 달려오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 감속하지 않고 스티어링 휠을 오른쪽으로 급히 꺾었더니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음이 잠깐 들린 뒤 바로 자세를 잡았다. 차량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좌우 바퀴의 제동력과 전륜, 후륜의 동력을 제어하는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 ‘H트랙’ 이 작동한 것이다.

뒷좌석 승차감도 훌륭했다. 원하는 대로 등받이 각도와 머리받이 높이, 허리 받침을 조절할 수 있어 편안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만큼 여러 부분에서 최고의 차량을 만들기 위한 현대차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변속기 레버에 오른손을 얹고 손가락만 뻗으면 바로 조작할 수 있는 각종 스위치만 봐도 기술진의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빼 닮은 센터페시아의 대형 화면, 스위치 색깔 등은 닮은 꼴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