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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뇌를 만드는 게임, SNS, 웹서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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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뇌를 만드는 게임, SNS, 웹서핑

입력
2015.1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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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체인지

수전 그린필드 지음ㆍ이한음 옮김

북라이프 발행ㆍ432쪽ㆍ2만2,000원

2013년 몇몇 국회의원들은 게임을 마약ㆍ도박ㆍ알코올과 함께 ‘4대 중독’으로 지목하며 중독 예방법의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게임이 뇌에 영향을 미쳐 폭력성을 유발하고, 게이머들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기에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당연히 게임 개발자들과 게이머들의 반발이 뒤따랐다. 이들은 ‘게임 뇌’ 가설이 게이머들의 자유의지를 무시하고 게임의 평판을 악의적으로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영국의 신경과학자 수전 그린필드에 따르면 게임으로부터 유발되는 폭력성은 엄연한 현실이다. 아이오와주립대의 브래드 부시먼 연구팀은 폭력성이 짙게 드러나는 게임을 더 자주 하는 게이머들이 현실 세계의 폭력적인 상황에 둔감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이들의 연구는 사례를 지나치게 취사선택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저자는 “반대 진영도 게임이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저 다른 효과보다 덜 중요하다고 지적할 뿐”이라고 평한다.

저자는 게임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제시한다. 액션 게임은 단기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퍼즐 게임은 고도의 주의력과 사고력, 그리고 문제풀이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길러낸다. 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은 리더십 향상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결국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긍정적인 효과를 강화하는 게임이 더 권장돼야 하는 것이다.

‘마인드 체인지’는 게임과 더불어 디지털 경험의 3대 축인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웹 서핑이 인간의 뇌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연구한 최근의 결과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저자의 전망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기는커녕 대인 공감능력을 떨어트린다.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데 무감각해진다. 인터넷 검색과 웹 서핑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복잡하고 오랜 사유를 필요로 하는 지식보다는 직관적이고 말초적인 정보만을 중시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디지털 경험 속에서 살아온 ‘디지털 원주민’이라면 이런 주장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사생활을 왜 공개하면 안 되느냐”거나 “인터넷을 통해 얻는 직관적인 정보가 왜 나쁘냐”고 할 수도 있다. 저자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질문이다. 디지털 경험은 확실히 뇌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정체성을 바꾼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는 우리가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평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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