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무리뉴(52) 첼시 감독이 전격 해임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는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무리뉴 감독은 상호 합의하에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기로 했다”며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보여준 열정과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 구단 역사에 기억될 것이다. 첼시로부터 언제나 환영을 받을 것이다”고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구단과 상호 합의하에 물러난 것이지만, 사실상 ‘경질(Sack)’이라고 영국 언론들은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경질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성적 부진이다. 첼시는 올 시즌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4승3무9패(승점 15)로 EPL리그 16위에 그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디디에 드록바(37) 등 팀 간판선수를 떠나 보낸 첼시는 올 시즌 초반부터 삐걱댔다. 확실한 득점원이 없다 보니 좀처럼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첼시의 팀 득점은 리그 20개 팀 가운데 공동 15위(18득점)에 쳐져 있다. 첼시는 경기당 불과 1.1점을 넣고 있다. 수비 불안도 첼시가 추락한 주요 원인이다.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인 존 테리(35)부터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해 수비진의 견고함도 무너진 상황이다. 공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첼시는 강등권인 18위 노리치시티(승점 14)와 승점차가 1점밖에 나지 않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구단 발표 직후 칼럼을 내놨다. BBC는 무리뉴의 경질 소식을 전하며 ‘무리뉴, 경질될 만 했나’라는 부제로 이번 일의 심각성을 따졌다. “첼시가 EPL 우승을 차지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인 무리뉴를 경질했다”고 보도한 이 매체는 “이번 사태는 첼시 구단에 대한 큰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명문 클럽인 만큼 일시적인 성적 부진도 감독 해임에 결정적인 사유가 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에서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2004년 처음 첼시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후 3시즌 동안 클럽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당시 첼시는 리그 2연패(2005~06년)와 FA컵 우승(2007년), 리그컵 우승 2회(2005, 2007년)의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04~05시즌 첼시는 29승8무1패 승점 95점을 올렸다. 승점 95점은 EPL 단일 시즌 역대 최다 승점기록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2007~08시즌 초반 팀을 승률 5할대로 이끌어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해고당했다.
이후 그는 인터밀란(세리에A)과 레알 마드리드(프리메라리가)에서 잇따라 우승컵을 거머쥐며 다시 재기했다. 이에 첼시는 2013년 6월 다시 무리뉴 감독을 불러 들였고 무리뉴 감독도 두 시즌 만에 팀을 정상 고지에 올려놓으며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복귀 후 3번째 시즌이었던 올 시즌 초반 승률 25%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다시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무리뉴의 후임으로는 거스 히딩크(69), 펩 과르디올라(44)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