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편한 바둑

백 김현찬 4단

흑 유창혁 9단

<장면 5> 앞 장면에서 백에게 △를 연타 당해서 좌변 흑진이 크게 부서졌다. 유창혁이 손해를 벌충하기 위해 좌하귀에서 1, 2를 선수한 다음 3으로 막은 게 최강수다. 이때 백이 <참고1도> 1, 3으로 흑 석 점을 잡으려 하는 건 4를 선수 당해서 별 득이 없다. 그래서 김현찬이 얌전히 4로 넘어갔다. 이래 놓고 나중에 A로 흑돌의 뿌리를 끊어서 더 크게 잡으려는 생각이다. 그러자 유창혁이 얼른 5로 이어서 단점을 없앴다.

참고1도

이때 백이 좌변에서 7의 곳을 호구 형태로 젖히는 것도 무척 좋은 수지만 김현찬은 6으로 귀를 지켜서 좀 더 확실하게 실리를 챙겼다. 아울러 좌변 흑돌 전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상대가 두지 않았으니 흑이 먼저 7로 내려선 건 당연하다.

참고2도

8로는 <참고2도> 1로 귀를 지키면서 흑돌을 공격할 수도 있지만 2, 4로 뛰어 나가면 중앙 흑이 워낙 두터워서 백이 오히려 위험해 보인다. 그래서 김현찬이 흑에게 실리를 양보하는 대신 중앙쪽을 두텁게 만든 다음 하변으로 손을 돌려 22로 적진 깊숙이 쳐들어갔다. 여기까지 진행은 백이 약간 편한 흐름으로 보인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