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근 10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유동성 파티의 끝을 알렸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원자재 시장에는 금리인상의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6포인트(0.43%) 오른 1,977.9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6% 상승했고, 중국과 홍콩,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지난 밤 뉴욕증시 역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 1%대 상승하고, 독일과 프랑스도 강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수순이었고, 향후 추가 금리인상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 재차 강조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환시장에도 우려했던 만큼의 충격은 없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3.9원 오른 1,180.1원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미국 금리인상보다는 중국 위안화 가치 평가 절하 영향을 더 받았다는 해석이다.
반면 원자재 시장에선 적지 않은 동요가 감지됐다. 금리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지속하면 상품 시장에 투자됐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세계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온 국제유가는 금리인상이란 기름이 부어지면서 또 한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3달러(4.9%) 하락한 배럴당 35.52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2월 이후 최저가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공포심리가 완화돼 단기 금융시장의 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의 추가 긴축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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