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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기독교인 같은 신 섬긴다" 발언 미 교수 징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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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기독교인 같은 신 섬긴다" 발언 미 교수 징계 논란

입력
2015.12.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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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서부에 위치한 위튼대의 부교수 라리샤 호킨스 박사가 16일 고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인 호킨스 박사는 이슬람교 신자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는 뜻에서 최근 여성 무슬림이 착용하는 히잡을 쓰기 시작했다가 학교에서 퇴출됐다. 시카고= AP 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서부에 위치한 위튼대의 부교수 라리샤 호킨스 박사가 16일 고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인 호킨스 박사는 이슬람교 신자에 대한 차별에 항의하는 뜻에서 최근 여성 무슬림이 착용하는 히잡을 쓰기 시작했다가 학교에서 퇴출됐다. 시카고= AP 연합뉴스

미국의 기독교 신학대학의 교수가 “무슬림과 크리스천은 같은 신을 믿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기약 없는 휴직 처분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미국 일리노이주의 위튼대학이 “우리 학교의 교수들은 복음주의에 어긋나지 않은 발언을 해야 한다”며 휴직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정치학과 부교수인 라리샤 호킨스는 지난 10일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 중인 ‘히잡’을 쓴 사진과 함께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기독교의 큰 행사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매일 히잡을 쓰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최근 늘어난 무슬림 혐오에 저항하는 의미로 무슬림과 기독교인의 인간적인 연대의식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우리 모두 비슷한 기준의 믿음을 갖고 있지만 신을 형상화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덧붙였다. 호킨스의 게시글에는 수백만 개의 호응과 응원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휴직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에 호킨스 교수를 옹호하는 100여 명의 학생들은 똑같이 히잡을 쓰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트라메이 카리부는 “뜻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건 호킨스 교수나 종교나 피부색 때문에 소외 당하는 학생들에게 위로를 건넸다는 사실”이라며 “그가 말하려 했던 바는 어떤 신을 믿든 믿음의 이유가 같다는 것”이라며 자기 생각을 전했다.

호킨스 박사는 위튼대학에서 종신 재직권을 가진 유일한 흑인 여성 교수였다. 그러나 이번 일로 다른 교수 및 학교 직원들은 “소셜미디어에 개인의 생각을 올리는 것이 두려워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위튼대학의 한 교수는 “호킨스 박사의 일이 하나의 선례가 됐다”며 “만약 그가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희생양으로 남게 된다면, 학교가 정식으로 고용된 교수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무언의 협박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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